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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자고?' 눈을 의심케 한 부산엑스포 최종 PT

중구난방 내용에 구체적인 계획 언급 전무... 사우디와 비교돼

등록 2023.11.29 14:25수정 2023.11.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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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 있던 엑스포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2023.11.29 ⓒ 연합뉴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유치 실패 직후 김이태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자문교수는 실패 요인으로 오일머니와 물량 공세를 언급하며 "미-중 갈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객관적 역량보다 현실에 무너지기 쉬운 구도가 형성됨으로 인해 저개발 국가가 사우디에 몰표를 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객관적 역량은 한국이 더 나았다는 얘길까. 투표 직전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살펴보면 함부로 그리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중구난방 내용에 비전도 없어 

마지막으로 부산의 매력을 뽐낼 기회였는데도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부산 엑스포의 비전과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중구난방의 내용으로 채워졌으며 부산 엑스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는 부산 엑스포의 비전으로 ▲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 ▲ 인류를 위한 기술 ▲ 돌봄과 나눔의 장을 꼽으며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연사들의 발언에서 이러한 부산 엑스포의 비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찾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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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핵심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2023.11.29 [BIE 중계영상 캡처] ⓒ 연합뉴스

 

다음 연사로 나온 최태원 유치위 민간위원장은 "전 세계가 기후변화·디지털 격차·식량 부족·팬데믹 등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솔루션 플랫폼으로 온라인 박람회인 '웨이브 더 넷'을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웨이브 더 넷'이 "최적의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며 오프 그리드 태양광 기술, 담수화 기술, 인공지능 혁신센터, 청정에너지 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 등의 신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언급했지만 그러한 신기술이 부산 엑스포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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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세계박람회의 솔루션 플랫폼 전환과 기업들의 약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3.11.29 [BIE 중계영상 캡처] ⓒ 연합뉴스

 
이어 연사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는 "글로벌 협력 사업인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10개 아프리카 국가가 참여한 'K-라이스벨트 사업'은 식량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K-해양경제 얼라이언스'에는 17개 태평양 도서 국가가 참여해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찬가지로 이러한 국제 협력사업과 부산 엑스포를 연결하지는 못했다.

또한 한 총리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주고자 한다"라며 "부산 엑스포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을 위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부산 엑스포를 통해 국제사회에 어떠한 도움을 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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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에 도전한 부산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29 [BIE 중계영상 캡처] ⓒ 연합뉴스

 
부산 엑스포와 무슨 관계?

한 총리에 이어 연사로 등장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과 UN 지속가능발전 목표는 세계적 도전에 대응하고자 최초로 전 세계가 통일된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투쟁은 보다 절실해졌다. 지구는 오직 하나뿐이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오늘의 행동이 미래의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가를 것"이라며 "부산 엑스포는 하나의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과 또 기술의 시너지를 활용하는 변혁적인 하나의 약속이자 우리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약속"이라고 얘기했지만 정작 부산 엑스포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어떠한 노력과 실천을 할 것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 홍보대사는 "부산 엑스포는 아시아와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며 "각국은 자국의 기술, 상품, 문화를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아시아 그리고 그 너머에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을뿐더러 세계 시장의 관문이라는 역할이 나 홍보대사가 부산 엑스포의 비전으로 꼽은 세 가지 중 어디에 속하는지 또한 의문이다.

구체적 계획 내세운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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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리야드엑스포에 건설될 전시장 도면을 보여주고 킹살만 국제공항에 내려서 리야드엑스포 전시장까지 엑스포 비자와 지하철 특별노선을 통해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채널A 뉴스 YOUTUBE 갈무리

 
이처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연사들은 정작 부산 엑스포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실천을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엑스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매우 비교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리야드엑스포에 건설될 전시장 도면을 보여주고 킹살만 국제공항에 내려서 리야드엑스포 전시장까지 엑스포 비자와 지하철 특별노선을 통해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최초의 엑스포를 목표로 한다"라며 엑스포 전시장은 재활용·재사용 물질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며 엑스포 이후 학교나 병원 등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당 참여국에 수송해주겠다고 홍보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오사카 엑스포부터 모두를 위한 번영, 색다른 내일, 기후위기 대응을 중점으로 하는 '엑스포 C3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며 "혁신을 주도하고 차세대 청년 기업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전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최종 프레젠테이션만 살펴봐도 부산 엑스포 유치위의 객관적 역량이 리야드 엑스포 유치위보다 나았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유치위는 오일 머니에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 위로하기보다 무엇이 미흡했는지부터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부산엑스포 #리야드엑스포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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