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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맞지만..." 용혜인이 이준석 짠 하다고 한 이유

[인터뷰②] 대한민국 국회 '상위 1%' 여성·30대 그리고 소수정당 정치인이 사는 법

등록 2023.12.01 07:11수정 2023.12.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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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11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회 국회의원선거(총선)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①번 <"용혜인 "민주당 입당은 쉬운 선택, 제3지대 이준석에 내주면 안 돼">에서 이어집니다.

용혜인 의원은 2023년 대한민국 국회 '상위 1%'다. 1990년생인 그는 의원 298명 가운데 딱 4명뿐인 30대 여성이다. 또 '상위 1%' 중 유일하게 30개월 아이가 있는 '엄마'이다.

여성이자 30대, 그리고 엄마로서 몸소 겪은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만들었다. '중년남성천국'인 국회는 성별을 떠나, 노선을 떠나 '젊은 정치인'을 존중하지도 않았다. 용 의원은 11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는 정치적 견해가 맞는 게 정말 하나도 없지만"이라면서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부모 잘못' 발언처럼 "모욕을 당하는 걸 보면 짠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용 의원은 국회의원이 단 한 명뿐인 소수정당 정치인이기도 하다. 법안을 발의하려면 국회의원 10명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 숫자를 채우는 일조차 만만치 않다. 게다가 '기본소득'이라는, 여전히 대중에게 낯선 의제에 집중하는 정당 소속이다. 그럼에도 그는 "전국을 다녀보니 이미 기본소득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시대 변화에 따라서 반드시 논의해야 될 의제"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22대 국회에서는 '미래로 향하는 정치'에 집중할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국회가 국민 못 따라가... 세력 바뀌어야 정치 바뀐다"
 

‘개혁연합신당’ 추진하는 용혜인 “민주개혁 진영 승리 견인하겠다” ⓒ 유성호

 
- 첫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여성·30대·엄마로서 겪어본 대한민국 국회는 어떤 곳인가.

"지난 3년 6개월 동안 50~60대 남성 중심의 국회가 국민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30대 여성, 엄마, 소수정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다양한 의제를 정치 영역으로 가져오고 담대한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대선 이후 국회는 제가 '겪어보지 못한 국회'였다. 윤석열 정부가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공공선과 가치를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퇴행시킬 수 있나 싶을 정도였고, 국회를 대하는 정부와 국무위원, 관료, 여당의 태도가 안 좋은 의미로 '충격적인 새로움'을 줬다. 제가 내린 결론은 '사람이 바뀐다고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였다. 늘 초선이 50% 이상 국회에 들어오지만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세력이 바뀌어야 정치도 바뀐다."


- 국회의안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총 37건을 대표발의했더라.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소수정당으로서 꼭 해야 하는 법안들만 내놓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현재 계류 중인 법안 중에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을 꼽는다면 무엇인가.

"소수정당, 대안정당의 의원으로서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탄소세, 횡재세, 생활동반자법 등을 냈다. 그 중에서도 꼭 해내고 싶은 법안 1순위는 제가 대표발의한 법안은 아니지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다. 형식적으로는 민주당 남인순 의원 대표발의지만 유가족들이 전국을 돌면서 서명을 받아서 뜻을 모았고 여러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서 만든 법안이다.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 용혜인이란 인물을 처음 대중이 접한 것은 세월호 침묵 시위였다. 이 사건으로 재판까지 받은 당사자로서 옥외집회 및 시위금지 대상을 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폐지도 추진해왔는데, 국회 논의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집시법 11조 폐지법은 발의도 쉽지 않았지만, 제가 행안위 담당 소위 위원임에도 한 번도 심사를 못 했다. 소위 상정도 되지 않았다. 심지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직 대통령 사저와 현직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시키는 걸 주고받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관련 기사 : 집시법 11조, 용산·평산 앞에서 또 막히나... "양당의 나쁜 거래" https://omn.kr/21vxf). 또 윤석열 정부 들어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이라 법안 발의만으로 위안을 삼기엔 송구스럽다. 

그래도 헌법재판소가 이미 집시법 11조 관련 사안마다 위헌 결정을 내리고 있어서 법 통과와 별개로 사문화할 것 같긴 하다. 다만 윤석열 정부는 시행령, 경찰 규칙 등을 활용해 '집회·시위 절대금지구역'을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식의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에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기본소득, 선거연합... "소수정당이어도 궤적 작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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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11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회 국회의원선거(총선)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기본소득당은 이름 그대로 '기본소득 도입'을 표방한다. 한동안 이 사안을 놓고 국내외로 토론이 뜨거웠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잠잠하다. 어찌 보면 '실현가능성' 때문에 관심이 식은 것도 아닌가 싶은데.

"지난 대선에서 집권 여당의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을 공약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나름 의미 있는 논쟁이 이뤄졌다. 그런데 양당 후보가 정해진 다음부터는 그 논의가 싹 사라졌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저도 대선 후 '기본소득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당명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전국을 다녀보니 오히려 아래로부터의 기본소득 제도화는 많이 퍼져 나갔더라. 전국민 재난지원금,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전라남도 신안군의 햇빛·바람연금에 제주도에서도 여러 공유자원을 활용한 기본소득 논의가 확대 중이고, 강원도 정선군은 강원랜드 이익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기본소득이란 의제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잠시 중앙정치의 수면 밑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서 반드시 논의해야 될 의제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기본소득 정치는 유효하다."

- 기본소득당은 'MZ세대 정당'도 표방한다. 창당 때 20대 당원이 80% 정도였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면모는 한국 정치에 어떤 기여를 했고, 또 어떤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하나.

"창당 과정 자체가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문법을 가져오는 실험의 장이었다. 온라인에서 본인이 자필 서명해 가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당원을 모집한 첫 사례였고, '원이슈 파티(one-issue party)'라는 새로운 정당 모델을 개척, 의정활동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는 등 소수정당임에도 그 궤적이 작지 않다고 자부한다. 

법안 발의에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은 한계다. 큰 정당은 단체대화방에 (총 발의자 10명을 모으기 위해 공지를) 올리면 한두 시간 만에도 채워진다는데 저는 신속하게 소통할 채널이 없다 보니 전화 돌리고, 설명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 노력 자체가 필요한 일이라 억울하진 않다. 다만 이 의제에 동의하는 분들을 모으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선거연합의 제도화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법안 성안부터 발의까지 4개월 걸렸다. 제일 오래 걸렸다. 당시 정말 힘들게 설득했던 분들도 이제는 '연합정치, 연합정당'을 얘기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아무튼 22대 국회에선 기본소득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가 좀 더 확대되어서 큰 대안을 만들어내고 힘있게 갈 수 있길 바라면서 총선 준비 중이다."

여성, 엄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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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 유성호

 
- 한국 정치가 '중년 남성' 중심의 인적 구성이다 보니 잊을 만하면 여성비하, 여성혐오 발언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에선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이, 국민의힘에선 '젖소' 발언이 논란이었다. '모든 차별에 맞서는 정당'의 일원이자 여성정치인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권의 여성비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성평등 의식이 점점 높아지고 성평등 사회를 향한 갈망도 커지는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 계속 나오는 건 참 유감스럽다. 이런 성차별적 발언을 어떻게 자정할지, 그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여성을 정말 정치적 동료로 동등하게 존중하고 받아들이는가 의문이 든다. 여성들의 정치가 더 확장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이준석 전 대표 '부모 잘못' 발언도 (젊은 정치인을) 동등한 동료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저는 이준석 전 대표와 정치적 견해가 맞는 게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하나도 없지만 그런 모욕을 당하는 걸 보면 좀 짠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 21대 국회 들어 유일하게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엄마'라는 정체성은 정치인 용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

"저도 아이를 낳고 '개안'한 느낌이다. 시야와 경험이 달라지면서 주목하는 것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30대 워킹맘이 '워킹맘이 죄인가'란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정말 그런 느낌을 받지 않나. 야근하면 아이한테, 주말이나 야근할 때 친정부모님 손을 빌리면 부모님께 죄를 짓는 것 같고. 저는 남편이 선택지 없이 반강제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면서 경력단절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또 아이 때문에 저녁시간에 일할 수 없을 때는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저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수많은 양육자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죄인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고,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것과 사회인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것은 당연히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당신의 권리라는 걸 확신할 수 있을 만큼의 사회적 지지와 제도 등이 뒷받침됐다면 네이버의 그분도 그 선택을 했을까. 저도 그런 문제의식으로 의정활동을 많이 하게 됐고, 노키즈존 문제 제기도 경험에서 비롯됐다. '아이들이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가 아니라 '아이들과 양육자를 배제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재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30대 여성 정치인은 용혜인, 이소영, 류호정, 장혜영 단 4명에 불과하다. '상위 1.3%' 정치인으로서의 재선한다면 새로운 도전과제는 무엇일까.

"30대 여성에게만 특화한 과제보다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 앞으로도 많이 살아갈 사람으로서 과제가 있다. 22대 국회에서 계속 일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제가 제안 드린 녹색전환, 혁신국가, 국민통합이라는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는 일이 중요한 도전과제가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은 이미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많이 뒤처지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산업공급망 재편, 기후위기 적극 대응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시작하지 않았나. 

이런 미래를 고민하기에도 시간이 없는데 당장 정치검찰 카르텔이 불러오는 민주주의 위기, 인권의 후퇴 등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내는 일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게 슬프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서도 그런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기본소득 #성평등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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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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