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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감수할래?" 선거제 퇴행으로 쏠리는 민주당

점점 속내 드러내는 지도부 "약속 지킬 수 없으면 설명하고 사과"... 당 안팎에선 비판 이어져

등록 2023.12.05 17:44수정 2023.12.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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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홍익표 원내대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란) 약속을 지키자면, 선거 패배를 감수하겠다는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과거 방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때는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5일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최근 발언이 병립형 회귀로 해석되고 있다'는 질문에 "원칙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면서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그는 "정말 위성정당을 제도적으로 완전히 막고, 국민의힘이 같이 동참하면 그렇게(연동형 유지) 가겠다"며 "그런데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은 전혀 협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힘이 협조 안 해"... '어쩔 수 없다' 잦아진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위성정당을 방지하고 연동형 제도를 확대하자고 우리가 추진한 거다. 노력을 한 거다"라며 "심지어 우리는 의석수를 240대 60으로, 비례를 늘리자고까지 했다. 그런데 다 좌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제가 원내대표 되기 전부터 계속 협상을 했는데 안 됐다"며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고, 현재까지의 판단은 선거법 개정은 불가능하고 위성정당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판단의 문제가 남는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약속은 지키는 게 맞고,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양해를 구하고 국민들에게 설명드리는 게 맞다"며 "예를 들면 우리가 대선 때 말도 안 되는, 정치개혁이라고 던진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세 번 연속 동일 지역구 금지까지 발표했다. 만약에 약속을 다 지키자고 한다면 그걸 지켜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병립형으로 가는 게 어쩔 수 없다고 들린다'는 질문에 "최종적으로는 다수의 의견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그게(다수결) 유일한 방법"이라며 "민주당이 총선에서 1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선, 약속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국민께 사과를 드리고 제도를 바꿔가자는 게 하나 있을 수 있고, 두 번째는 우리가 패배하더라도 약속을 지키자. (이러면) 선거 패배에 대한 감수를 하겠다는 내부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거듭 '연동형 유지는 곧 패배'라고 전제하며 이 경우 "나중에 선거 패배 원인을,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나'라며 선거제 퇴행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두고도 "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방어했다. 그는 "민주당의 승패와 관련된 문제를 이재명 대표 개인의 실패와 같이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마치 그것이 이재명 개인의 욕심이라고 하면 안 된다. 이재명 대표에게는 '당이 실패해선 안 된다. 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가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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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자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 역시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준연동형 비례제가 만든 제도상의 약점이, 2020년도에 한 25개 정도의 비례정당이 있었는데 이번은 아마 한 50개 될 것 같다"며 "과연 그게 국민의 선택과 다양한 의사를 수렴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합의에 의해서 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 병립형으로 정확하게 해주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권역별 비례제를 해보고, 만약 이게 잘 되면 확장해 나가면서 준연동형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 라고 보는 게 필요하다"며 "솔직하게 얘기하면 연동형 비례제는 내각제와 같이 가는 다당제 구조지, 대통령제와 같이 가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그건 대한민국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혼란을 가중하기 때문에 큰 차원에서 판단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결단이 필요한 때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리당략에 민주주의 후퇴 감수? 어안이 벙벙"

정의당은 "당리당략에 의해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고 민주주의 후퇴도 감수할 수 있다는 발언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비판했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선거제도 논의의 핵심은 간단하다. 그동안 두 거대 정당이 과대 대표되어 추가로 획득해 온 의석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며 "양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선거공학적으로 이리저리 꼼수를 만드니 제도는 망가지고 국회의 대표성은 와해되고 의회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을 면치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금 보시라. 거대 양당이 정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4년간 대립하고 있다"며 "A당이 하고자 하는 건 B당이 못 하게 하고, B당이 하고자 하는 건 A당이 못 하게 한다. 그러고 한 당은 과반을 넘어서 결국은 힘으로 밀어붙이고. 그래서 국리민복이 이뤄졌나"라고 물었다. 그는 "완충 지대가 있어야 한다. 이게 정치발전 아니겠나"라며 "연동형으로 가면 다당제에 훨씬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이재명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선거제 어떻게 되나 https://omn.kr/26kj8
[정치개혁용어사전] 국회의원 어떻게 뽑을까요 https://omn.kr/22ewj
#민주당 #2024총선 #선거제 #병립형 #연동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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