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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 데려와 떡볶이 먹는다고 부산이 살아날까?

첨단산업 관련 인프라 부족... 사진 찍으며 생색낸다고 될 일 아냐

등록 2023.12.07 09:57수정 2023.12.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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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먹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를 먹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바쁜 기업 총수들을 데려다가 굳이 재래시장에서 떡볶이를 같이 먹을 필요가 있느냐"며 "엑스포 유치 실패를 만회하려는 사진 찍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와 정치인들 100여 명을 부산에 총집결시켰다. 대외적인 명목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해 준 시민과 기업인, 관계자 격려라고 포장했지만 엑스포 유치 실패 후 성난 부산 민심을 달래는 동시에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부산 이즈 비기닝"을 외치며 부산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은 '허장성세' (虛張聲勢 실력이나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치면서 허세만 부린다는 뜻)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가 없어 부산을 떠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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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부산MBC는 서울로 이주한 청년들의 출신지를 분석한 결과 부산이 제일 많았다고 보도했다. ⓒ 부산MBC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12월 <부산MBC>는 "부산 떠난 10만 청년... 이유는?"이라는 제목으로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탈부산 청년 81%는 수도권으로 이주했는데, 그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었다.

<KBS부산>도 지난 9월 최근 7년간 청년 인구 17.8%가 줄었는데 그들 중 75.9%가 부산을 떠나려는 이유가 '일자리'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들이 첨단화하지 못하고 쇠퇴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져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에 비해 인천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들어오면서 혁신성장역량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지역 경제가 성장하고 20~30대 인구도 증가했다. 


부산이 심각한 이유 중의 하나는 들어온 기업보다 빠져나간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유출된 기업들이 대부분 소프트웨어나 IT계열 산업들이라는 점이다. 알짜배기 기업은 떠나고 생활기반형, 비지식 서비스 산업만 들어오거나 남고 있다.

부산 청년들은 공공기관과 대기업 일자리를 원하지만 대기업들은 부산에 오지 않는다. 부산은 첨단산업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입지도 나쁘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부산이 외면 받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취임 이후 10대 공약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대기업 10개 이상을 부산에 유치하겠다며 대기업 총수를 대상으로 세일즈 활동을 벌였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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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먹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6일 간담회에서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북항 재개발 사업도 예정대로 신속 추진을 약속하면서 "부산이 디지털과 첨단산업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불러 함께 떡볶이를 먹은 이유는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할테니 대기업들도 부산에 투자를 하고 기업을 이전해달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의 반응은 글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은 활력의 도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미래의 도시, 바로 이런 부산의 도전에 삼성도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투자나 이전 약속은 없었다. 

12월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가장 바쁜 시기이다. 올 한 해 성과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뒤 내년도 신사업과 방향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급만 따져도 시간 당 수백, 수천 만 원이 넘는 대기업 총수를 불러다가 떡볶이를 먹이는 대통령,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윤석열 #대기업총수 #떡볶이 #부산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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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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