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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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19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2심)이 열린다. '만약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계가 정당했고, '중대 비위'가 있었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정상인이라면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퇴임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그런데 지금은 비정상의 시대라서 대법원을 통해서 돌파하려고 법 기술을 사용하겠지만, 국민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답했다.
'12·12 군사 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의 관람 열기가 뜨거운데, 검찰 쿠데타의 하이라이트 12·12와 같은 날은 언제였나'라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2021년 1월 18일 오후"라고 잘라말했다. '왜 그날이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2021년 1월 18일) 그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가 있었던 날이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문 대통령께서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입니다. 나는 (윤석열 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라고 말했다. 국민들께 검찰총장을 의심하지 말라, 검찰총장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재신임의 뜻을 밝히며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위 사실에 대한 징계가 진행되고 있었던 때다."
'윤석열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시 문 대통령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틀린 예측이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아마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면 (설령) 나쁜 마음을 먹었더라도 이 정도로 신임하고 사랑하니 (윤 총장이 대통령을) 존중해 주겠지 이런 선의를 가지고 하셨을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사람들이 그 깊고 복잡한 사정을 이해하기 어렵고, 결국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그 대통령의 신년사가 12·12와 같은 '검찰 쿠데타'의 분수령이었다고 본 것이다.
'(검찰개혁 과정을 다룬) 소설 <장하리>를 통해서, 그리고 윤석열 총장 징계 소송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검찰 쿠데타는) 지극히 반역사적, 반교육적, 반인권적, 반민주적인 일"이라면서 "이것은 독재 중에 가장 교활하고 물리치기 어렵고 또 국민들이 공포에 전염되기 쉬운 그런 독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가장 질 나쁜 최악의 독재에 빠졌는데, <서울의 봄>이 그러했듯이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면서 "이러한 독재의 한 가운데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픽션인 소설 <장하리>를 펴낸 것도 그러한 '자각'과 '반성'을 통한 새로운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