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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손준성 검사 유임, 윤석열 '검찰 쿠데타' 길 깔아줬다"

['오연호가 묻다' 인터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최초 증언

등록 2023.12.11 07:09수정 2023.12.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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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오마이TV
 

ⓒ 고정미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손준성 검사를 유임시킨 것이 결과적으로 윤석열 검찰 쿠데타의 길을 깔아줬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2월 10일 밤에 공개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 인터뷰에서 3년 전에 일어났던 손준성 검사 유임 사건의 내막을 털어놓았다. 2020~2021년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이었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는 현재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돼 현재 직무정지 상태다.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손 검사는 최근 추 전 장관이 펴낸 장편소설 <장하리>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에서 묘사한 것처럼 '당시 청와대의 강력한 압박으로 손 검사의 인사 이동이 좌초됐느냐'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일이 되려고 하면 천 가지 이유가 있고, 안 되려면 만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전적으로 (손 검사의 인사이동 좌초)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 쿠데타'로 가는 길을 깔아준 것"이라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손 검사의 유임이 당시 윤 총장의 (청와대) 로비가 먹힌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께서 (윤 총장에게) 속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당시 손 검사가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더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다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정치는 돈, 조직, 정보가 가장 중요한데 (손 검사가 담당했던 '정보'를 장악하지 못했다면) '검찰 쿠데타'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쿠데타'의 12·12와 같은 날은? "2021년 1월 18일 오후"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오마이TV
 
오는 12월 19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2심)이 열린다. '만약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계가 정당했고, '중대 비위'가 있었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정상인이라면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퇴임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그런데 지금은 비정상의 시대라서 대법원을 통해서 돌파하려고 법 기술을 사용하겠지만, 국민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답했다.

'12·12 군사 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의 관람 열기가 뜨거운데, 검찰 쿠데타의 하이라이트 12·12와 같은 날은 언제였나'라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2021년 1월 18일 오후"라고 잘라말했다. '왜 그날이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2021년 1월 18일) 그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가 있었던 날이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문 대통령께서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입니다. 나는 (윤석열 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라고 말했다. 국민들께 검찰총장을 의심하지 말라, 검찰총장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재신임의 뜻을 밝히며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위 사실에 대한 징계가 진행되고 있었던 때다."


'윤석열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시 문 대통령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틀린 예측이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아마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면 (설령) 나쁜 마음을 먹었더라도 이 정도로 신임하고 사랑하니 (윤 총장이 대통령을) 존중해 주겠지 이런 선의를 가지고 하셨을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사람들이 그 깊고 복잡한 사정을 이해하기 어렵고, 결국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그 대통령의 신년사가 12·12와 같은 '검찰 쿠데타'의 분수령이었다고 본 것이다.

'(검찰개혁 과정을 다룬) 소설 <장하리>를 통해서, 그리고 윤석열 총장 징계 소송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추 전 장관은 "(검찰 쿠데타는) 지극히 반역사적, 반교육적, 반인권적, 반민주적인 일"이라면서 "이것은 독재 중에 가장 교활하고 물리치기 어렵고 또 국민들이 공포에 전염되기 쉬운 그런 독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가장 질 나쁜 최악의 독재에 빠졌는데, <서울의 봄>이 그러했듯이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면서 "이러한 독재의 한 가운데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픽션인 소설 <장하리>를 펴낸 것도 그러한 '자각'과 '반성'을 통한 새로운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인 셈이다.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2월 10일에 방송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오마이TV
#추미애 #윤석열 #손준성 #문재인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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