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김아라 부부
박상언, 김아라 부부 제공
앞산의 앞장을 들어보셨나요?
아라씨는 대구 대명동에서 수제잼 전문점 아라리오를 4년간 운영했다. 바르고 건강한 것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 아라씨는 펙틴 등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으면서 정제 설탕이 아닌 사탕수수 원당을 사용한 수제잼을 만들었다. 언제든 정성 가득한 잼을 맛볼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가게였다. 파인코코넛밀크잼, 블루베리밀크잼, 토마토바질잼 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건강한 수제잼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대구에 앞산이 있고 그 앞에는 앞산카페거리가 있는데 거기서 계절마다 열리는 바르고 건강한 먹거리장터 '앞장'을 만들었어요. 회차를 거듭할수록 정말 엄청 커졌어요. 친환경이고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업체만 입점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더 좋았어요."
앞장의 핫함은 아직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4년 전의 시간이 찍힌 채 고스란히 남아있다. 많은 관심만큼 규모도 점점 커져서 1인 사장으로 운영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특히 이 시기에 아라씨의 가게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 나오면서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됐다.
"동네 한 바퀴에 소개가 되기도 하고, 대구 지역에서 다양한 인터뷰도 진행하면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과한 관심이 몰렸고 결국 번아웃이 왔어요. 그 상태에서 혼자서 가게와 앞장을 운영하기가 정말 버거웠는데 남편이 그때 많은 도움을 줬어요."(김아라)
남편인 상언씨는 산림청 공무원으로 당시 경북 영덕군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영덕에서 대구까지 매주 주말마다 왕복 4시간을 들여서 왔다.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했어요. 직장인은 주말 밖에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는데 그때마다 대구에 와줘서 제 일을 본인 일처럼 도와줬거든요. 다들 남편을 그냥 앞장 스태프로 착각할 정도로 일을 도와줬어요. 그렇게 결혼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김아라)
앞장과 수제잼 전문점으로 바쁜 일상은 코로나와 함께 자연스럽게 제동이 걸렸다. 2019년 말 코로나 확산에 큰 사건이 됐던 신천지 교회가 아라씨의 가게 반경 1km 내에 있었던 것. 코로나에 민감하던 때라 위치만 보고 주문 취소를 하는 경우도 잦았다.
코로나는 가게뿐만 아니라 결혼도 흔들어놨다. 원래 2020년 4월 결혼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청첩장을 두 번 만드는 일이 생겼다. 같은 해 7월에 결혼식은 마쳤으나 신혼여행으로 예매했던 아이슬란드 비행기표가 취소되는 일도 생겼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를 보는 게 부부의 로망이었기 때문에 상실감은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