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으로 쓴 시
김경옥
#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초콜릿'에 담은 시
초 콜 릿 - 이0준
난 초콜릿
이 조각난 것처럼
다양한 마음을 가졌지.
난 초콜릿
이 조각으로 나눠진 것처럼
다양한 마음으로 너랑 친해지고 싶어.
이 학생은 시를 다 읽고 나서 용기를 내어 말을 더듬으며 조금 거친 호흡으로 친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친구들아 나는 초콜릿 같은 친구야. 내 마음이 이렇게 조각조각 나있어 그리고 너희들이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고 나를 따돌리면 그 조각들이 깨져. 하지만 나랑 잘 놀아주면 너희들한테 달콤한 친구가 될 수 있어."
말표를 마친 학생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고 순간 정적과 교실의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한 명씩 이 아이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토닥였다. 서툰 말과 서툰 행동이었지만 눈빛만은 진실되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이었다.
그날 이후 4학년 학생들은 서로를 배려하는 친구들로 변해 갔다. 모둠을 나눌 때도 이 친구와 하는 걸 꺼렸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서로를 마음으로 안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문화예술 수업은 나를 표현하고 나의 재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들을 사랑하고 작은 교실에서부터 시작되는 사회가 사랑으로, 배려로, 존중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걸 가르치고 있다.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함께 어울리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힘이 문화예술교육이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있을 00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아.
멋지게 자랐을 너희들 모습을 생각하니 뭉클하고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연극 선생님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너희들이 가끔 생각나는데 너희들도 아주 가끔은 아주 가끔은 연극 선생님 생각하고 있지? 보고싶다. 친구들아.
2023년 11월의 어느날, 연극 강사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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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 이 시를 읽고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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