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 김대중> 스틸컷
명필름
"나는 목숨을 걸고 7년 동안 박 정권과 유신 하에서 싸웠습니다. 나는 내 주위에 여러분이 있는 이상 내 주위에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기대를 거는 국민이 있는 이상 어떤 권력의 비호보다도, 어떤 금력의 비호보다도 나는 내 국민이 나를 지켜준 그 이상의 바람이 없고, 재산이 없고, 힘이 없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길위에 김대중> 자막에서)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김대중(DJ) 대통령, 그는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정적들을 용서하였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불신과 대결을 넘어 화해와 협력의 길을 다져왔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 같이 떠오르는 나라를 염원했던 것. 민주주의 정착과 평화통일, 그것은 DJ의 평생 신념이자 꿈이었다.
<길위에 김대중>은 전남 하의도 출신 DJ가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해운회사와 언론사를 경영하다가 1954년 정치에 입문, 군사독재에 항거한 정치 역정을 다룬다. 1987년 6·29 선언으로 자유를 얻은 그가 16년 만에 광주를 방문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난다. 청년 시절 사진과 영상,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으며 DJ가 감옥에서 미국 망명을 받아들이는 과정 등이 담긴 미공개 자료도 포함됐다.
"나는 늘 길 위에 있었다. 어디서든 부르면 달려갔다. 많은 사람이 내 연설과 삶에 박수를 보내고 격려했지만, 돌아서면 외로웠다."-(<길위에 김대중> 자막에서)
미국 망명 시절 DJ는 한국의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일에 몰두한다. 미국 정계 및 의회에 한국의 언론과 민주주의가 얼마나 억압받고 있는지 등을 알리고 다녔던 것. 그 와중에도 DJ는 "나는 언제나 길 위에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국민이 부르면 나는 달려갔다"고 회고하였다. 따라서 영화 제목도 위 대목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섬마을 소년이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반세기 가까이 야당 정치인의 길을 걸으면서 겪은 의문의 교통사고와 납치, 투옥, 사형선고, 망명, 가택연금 등은 굴곡진 DJ의 정치 역정을 대변한다. 격랑 속에서도 헌정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그의 정치 인생은 외환위기 극복과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등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던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