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책 앞표지
다산북스
위 이야기는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이다. 책의 곳곳에 숨어 있는 여운은 직접 읽어봐야만 안다. 이 소설은 영화화되어, 2023년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명확히 해두자. 원작의 책 제목은 <맡겨진 소녀>(영어로는 'Foster')다. 영화 제목은 <말없는 소녀>(영어로는 'The Quiet Girl'). 말없는 소녀가 먼 친척집에 맡겨진다는 줄거리의 얘기다.
이 글에서 나는 아이의 성장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아이의 성장에 무엇이 필요한지 물질인지 사랑인지. 물론 생존하기 위해, 먹고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더,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너무나 지쳐가는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짚어보려 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출생률이 감소하고 있다고 하여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OECD 국가 중, 최저라고 한다. 최근 초등학교 입학률이 급감하였다고 한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정책을 쏟아 놓는다. 아이를 낳으면 얼마를 준다고 한다. 늘봄학교를 늘린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를 위하여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준다고 한다. 이럴 거면 차라리 초등학교에 기숙사를 짓고 다 키워주겠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싶다.
미래에 대한 희망 없는 세상... 돈 준다고 아이 낳을까
최근 뉴스는 낳기만 하면 돈을 준다, 키워주겠다는 식의 메시지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과연 그런 정책이 실제 효과가 있을까. 그런 정책을 한다고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까.
요즘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늘 그런 얘길 듣고는 한다. 나 하나 사는 것도 너무 힘든데, 아이까지 낳아서 키울 형편은 못 된다고. 미래가 암울한데 자식까지 낳아서 내 자식이 암울한 미래를 살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한마디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은 지 오래되었다는 거다.
희망을 잃은 사회다. 꿈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웅다웅 살고 있다. 출생률을 높이려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