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의 도서관도서관 벽을 폴딩 도어로 교체하여 모든 학생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하였다. 내부에는 의자와 책상도 있지만 계단 형태의 쉼터나 빈백도 있어서 신체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임은희
작은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신다. 사정이 있어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생각해 매주 월요일 학교방송을 비공개 스트리밍으로 진행하며 그림책을 낭독하셨다.
나눔을 가르치기 위해 비영리 단체를 후원하고, 장애통합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도서관 접근성을 개선했다. 말로만 듣던 배리어프리 도서관은 아름답기까지 해서 장애에 관계없이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었다. 경쟁보다 공존을 중요시하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는 느리지만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고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준영씨는 오래전부터 아이들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 동네 아이들이 싸우면 다른 길로 돌아가지 않고 싸움을 말렸다. 늘 밝은 얼굴로 아이들과 동물들을 애정으로 대하는 준영씨의 또 다른 직함은 '가습기문제해결위원회공동대표 추준영'이다.
그가 아픈 아이를 끌어안고 광화문으로, 여의도로 바삐 다니며 가습기 피해를 알린 덕분에 나는 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나는 운 좋게도 포장을 뜯지 않았던 가습기 살균제의 구매자였다. 준석이의 일은 내 아이의 일이었고, 준영씨의 눈물은 나의 눈물이었다.
2024년 1월 기준으로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망자수는 1258명이다.(관련기사:
24시간 콧줄에, 폐기능 19%… 이 사람들 다 어떡할 거예요? https://omn.kr/27757) 재판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나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기괴한 감정으로 준영씨와 준석의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속으로 말한다. '미안해요,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