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 힘내세요

[주장] 영국 현지에서 바라보는 손흥민 선수 그리고 두 문화의 차이

등록 2024.02.12 11:09수정 2024.02.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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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경기 후 손흥민 선수 인터뷰를 보면서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월드클래스 능력자인 손 선수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연신 '국민들께 죄송하다, 미안하다' 침통해하는 모습을 본다. 국민으로써 국가대표팀이 경기에 지고 난 아쉬움을 성토할 힘이 사라지고 말았다. 오히려 '저렇게 미안할 일인가' 싶다. 

영국에서 살고 있다. 집안 남자들이 다들 축구팬인지라 아시아, 유럽 경기는 상황이 허한다면 거의 다 시청하는 편이다. 자주 경기를 보다 보면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선수들의 인터뷰, 전문가들의 토론 프로그램도 챙겨보게 된다. 거의 주말은 축구와 함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전후 인터뷰를 보다 보면 내용이나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 '이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유감이다. 앞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결정적인 실수를 한 선수일지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굉장히 조심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 일상에서 보면 스몰토크에서도 '미안하다'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자신의 책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유감이라거나 좀 더 나은 선택이 있었을 수 있다는 뉘앙스로 말한다.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래서 잘못했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갸우뚱하게 하는 말들로 대신하고는 한다. 

대신 영국 사람들은 칭찬에 아주 후하다. 학교에서는 '이렇게 예쁘게 앉아 있어 줘서 고맙다', '준비물 챙겨 와서 대단해'라든가 회사에서는 '네가 이렇게 회의에 참석해 줘서 고맙다', '너의 밝은 미소가 반갑다', 길 걷다가  옆으로 살짝 비켜주니 ' 넌 참 친절한 사람이야'. 학교에서건 사회에서건 아주 작은 일에도 서로에게 칭찬을 자주 한다.

올림픽 경기가 끝나면  은메달, 동메달 딴 영국 선수들이 밝게 웃음 지으며 단상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동북아 선수들의 경우에는 금메달이 아니라면 단상 위에 서서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얼마 전 캐나다에서 온 한 심리책 작가가 '가장 우울한 나라로의 여행' 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유튜브 채널을 봤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유교적 가치관과 자본주의적 성향의 잘못된 결합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성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였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찾아 왔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고 부강한 나라로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성공이 아니면 대다수를 실패자 처럼 몰고가는 흑백논리가 있어왔음을 지적한다. 자본주의 성향 중 돈 지상주의 , 물질 만능주의는 강조된 반면 함께 수반되는 개인주의나 개인의 표현은 경시되었다는 것이다. 

유교적 가치관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모든 것이 개인이 아닌 가족 안에서 진화하고, 가정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한다면 더 나은 사람으로 인정 받는 유교적 관념은 남이 보는 나에 대해 민감하고, 어디에 속하는가는 체면과 직결된다. 현대와 같은 경쟁시대에서 낙오된다면  만회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유교적 가치의 장점,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인식은 약화되는 반면 끊임없는 3자에 의해 행해지는 가치 판단, 부끄러움이 남았다. 잘못된 편향적 의식이 사람들을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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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층버스에 손흥민 선수 광고판이 있어요. ⓒ 김명주

 
영국 거리 한복판에서 손 선수의 광고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나는 절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자랑스러운 마음을 경험한다.

손흥민 선수 아버지의 전략적 조기 교육 및 서포트, 선수 자신의 각고의 노력은 정말 존경스럽다. EPL에서 활약하는 손 선수의 리더십, 선수 매너, 팬 서비스 등은 현지에 칭찬이 자자하고,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몇 안 되는 최고 중의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전형적인 K 성공스토리가 손흥민 선수다. 

이번 아시안컵의 경기 결과나 그 책임에 대한 이야기들은 나는 잘 모르겠다. 손흥민 선수를 아끼는 팬 입장에서 우선 손 선수가 심리적으로 괜찮은지, 관련 도움을 잘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대 경기 이후 바로 친정팀인 토트넘으로 복귀했는데, 대부분 팬들은 주장의 복귀에 대해  '울지 마', '걱정 마' 격려의 메세지를 빼곡하게 업데이트하며 환영하고 있다. 앞으로 홈팀의 굵직한 경기들이 예정되어 있어 팬들의 기대치 또한 한층 높아져 있다.

아시안컵 4강도 좋은 성적이라며 웃으며 입국하던 유럽인 클린스만 감독에게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는 뉴스를 봤다. 유교문화의 가족(국가)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미덕이고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던 선수들. 그리고 선수나 감독에게서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클린스만 감독이 잘 이해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브런치에도 연재될 예정입니다.
#손흥민선수 #아시안컵요르단전 #자본주의와유교사상 #영국현지문화 #문화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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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반하별 입니다. 영국 거주중으로 현지 생생한 소식을 통해 여러분과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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