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슭 / 신영희 그림책 / 개똥이 / 값 14,000원
개똥이 제공
달을 좋아하는 순이가 밤새 달을 바라보다가 달 그리움에 북받쳐 모두 깊이 잠든 한밤중에 달에 가겠다며 집을 나선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보이던 달은 가도 가도 가까워질 낌새가 보이지 않고,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 발은 흙에 묻힌다. 그대로 산이 되고 만 순이가 눈물 흘린다.
가닿을 수는 없어도 달을 그리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눈물방울은 모여 작은 웅덩이가 되고. 어디선가 날아든 씨앗들이 웅덩이에 고인 눈물을 머금고 싹 틔우고 꽃 피운다. 순이처럼 달님에게 가려다가 지친 고양이와 작은 새, 아이들이 이 산 기슭에 머무른다.
산은 우리말로 '뫼'다. 뫼는 '모이다'에서 왔다. 달을 그리며 달에 가려다가 비록 힘에 부쳐 쓰러졌으나 한결같이 스러지지 않은 달 그리는 마음이 모여 이룬 기슭이라서 달 기슭이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