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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CCTV' 논란 정우택, 과거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2007년 '관기' 발언부터 '지진-북한 핵실험 여파' 음모론도

등록 2024.02.20 18:48수정 2024.02.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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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사진 오른쪽)이 지역 카페 사장(사진 왼쪽)으로부터 흰색 봉투를 받는 모습 ⓒ 충북인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양당의 4월 총선 공천 과정이 진행중인 가운데 눈에 띄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22년 충북 청주 지역의 카페 사장이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국회부의장, 충북 청주상당)에게 봉투를 주려고 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대중에 공개된 것입니다. 이는 지난 15일 <충북인뉴스> 등의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관련 기사 : 국힘 정우택 부의장 돈봉투 수수 의혹 CCTV 논란).

정 의원 측은 '봉투를 돌려주고 이후 정식 후원금을 받았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봉투를 주려고 한 카페 사장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정우택 국회 부의장에게 돈이 든 봉투를 전달하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 부의장이 문밖으로 나오면서 (봉투를) 곧바로 돌려줬다"고 말했습니다(15일 보도).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돈 봉투 받는 장면을 저도 영상으로 봤다. 변명이 가관이었다"면서 "그 자리에서 돌려주지, 뭐 하러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가 나중에 돌려주나.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즉각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허위 사실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한다"며 "악의적인 저질 정치 공작, 정치공세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대응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6일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다. 만약에 진짜 불법 자금을 받았다면, 민주당과 달리 우리 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억울한 사람 나오면 안 된다. 중요한 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팩트를 정확히 체크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우택 의원은 중량감이 있는 국회의원입니다. 1996년 제15대 국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섯 차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이번 4.10 총선에서 충북 청주상당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6선에 도전합니다.

그는 해양수산부장관(2001)과 충북도지사(2006~2010)를 역임하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거쳐 국회부의장이 된 인물로 지역과 당에선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영향력과 동시에 논란도 따라붙곤 했습니다.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정리했습니다.

국회에 머그컵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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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소회의실 모습. 의원들 책상에는 생수와 종이컵만 있고, 머그컵이나 유리컵 등은 없다. ⓒ 임병도

 
국회의사당 내 회의실에는 플라스틱 생수병과 종이컵만 볼 수 있습니다. 머그컵이나 유리컵은 없습니다. 회의실 반입도 불가능합니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17년 김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오전에 열린 청문회에서는 머그잔에 물을 마셨다가 오후엔 종이컵으로 바꾼 일이 있었습니다. 국회법 148조 '회의 진행 방해 물건 등의 반입 금지' 조항의 영향 때문입니다. 당시 머그컵의 국회 반입 금지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건으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1958년 언론보도를 보면 '재떨이와 컵이 어지럽게 날아다녔다'는 서술도 있고, 1965년엔 '재떨이는 알루미늄, 명패는 종이, 컵은 플라스틱으로 바꿨다'는 보도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엔 컵을 이용해 상대방을 가격한 사례도 보도됐습니다. 이 사례의 주인공이 정우택 의원이었습니다. 

1996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서 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국민회의 방용석 의원과 언쟁을 벌이던 당시 자민련 소속 정우택 의원은 유리컵으로 방 의원의 머리를 세 차례 내리쳤습니다. 방 의원은 머리를 두세 바늘 꿰맬 정도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정 의원이 사과를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국회사무처는 유리컵 폭행 사건 이후 국회 규정에 머그컵 등의 반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기(官妓) 발언에 '경주 지진 북한 핵실험' 음모론도
 
"긴 밤, 잘 주무셨습니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고려·조선시대 당시 관청에 딸린 기생)라도 하나 넣어 드렸을 텐데" (정우택 충북도지사)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나."(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2007년 한나라당 청주 합동연설회를 위해 청주를 찾은 이명박 대선후보와 정우택 충북도지사의 대화 내용입니다. 당시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두 사람의 대화가 '성매매를 조장하고 성차별적인 망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당시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이 대화를 '사적인 발언'으로 규정하고 수습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우택 의원이 선거에 출마할 때면, 상대 후보들은 이 사례를 다시 인용해 비판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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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주 지진 당시 정우택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갈무리

 
2016년 경북 경주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정우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지진은 지난 9월 9일 북한의 핵실험 여파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된다"며 "혹시나 이번 서울에서까지 느낄 정도의 경주 내륙지진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스러운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습니다. 

그의 주장에 대해 기상청장은 새누리당 당정간담회에서 "전혀 무관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상청장의 답변은 "유언비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도부의 요구에 나온 것으로 누리꾼들은 "유언비어의 출처가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힐난하기도 했습니다.

정우택 "정치 공작"... 윤갑근 "CCTV 있는데 자꾸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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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사진 왼쪽)과 윤갑근 청주상당 예비후보(국민의힘/사진 오른쪽) ⓒ 충북인뉴스


다시 시계를 돌려 2024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윤갑근 예비후보(전 대구고검장)와 당내 경선부터 치러야 하는 정우택 의원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온갖 허위사실 마타도어 정치공작들, 숱하게 겪어왔다. 결국, 하늘을 속일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의 경쟁상대인 윤갑근 예비후보는 <충북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공작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이냐. 내가 돈을 주라고 시켰다는 것이냐. CCTV(영상을) 찍으라고 시켰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범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팩트를 가지고 싸워야 한다"면서 "CCTV (영상) 자체가 존재하는데 자꾸 딴 얘기를 하는지... 나는 그게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관련 기사: 정우택 "정치공작"... 윤갑근 "내가 CCTV 찍으라고 시켰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충북 청주상당 선거구는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현 예비후보)이 맞붙어 정 전 의원이 승리한 곳입니다. 당시 정우택 의원은 윤 전 고검장과 경선을 치렀다가 패하면서 험지였던 흥덕 선거구로 옮겨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정정순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2022년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정우택 의원은 다시 상당으로 돌아와 당선,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에 따르면 청주상당 지역은 1차 경선지역으로 23~24일까지 여론조사를 거쳐 오는 25일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정우택 #국회머그컵 #충주상당 #윤갑근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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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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