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원북면을 지킨 신앙, 마을제사는 이렇게 지냈다

태안문화원 <태안군 원북면 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 발간

등록 2024.02.23 11:04수정 2024.02.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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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북면 민속지 발간 태안문화원이 원북면의 민속지인 「태안군 원북면 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을 발간했다. ⓒ 김동이


태안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태안군 원북면의 토속적인 마을신앙을 비롯해 농업, 어업 경제생활이 총 망라된 민속지가 발간됐다. 

한남대학교 이필영 명예교수와 원북면 출신으로 역사교육학과 민속학을 전공한 이재은 연구원이 직접 발품을 팔아 현지조사해 집필한 <태안군 원북면 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은 255쪽 분량이다.


이번 간행물은 근흥면, 고남면, 안면읍, 남면, 태안읍, 소원면에 이어서 나온 7번째 연구성과다. 한국민속학의 학술조사연구에서 하나의 시‧군을 구성하는 읍면 모두를 대상으로 한 민속지를 꾸준히 간행하는 작업은 태안문화원가 유일하다. 

이 책은 제1장 마을신앙과 제2장 농업경제생활, 제3장 어업경제생활로 구성됐다. 현지조사를 통해 파악된 사실에만 기초해 체계적으로 재구성, 서술됐다.

코로나 이후 몇 년간 마을 제사 중단

원북면 지역의 마을신앙은 충남을 비롯한 한국의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쇠퇴·변형·소멸의 과정에 있다. 현재 원북면에서 제사를 모시는 곳은 방갈2리(학암포)와 장대2리 뿐이다. 그마저도 장대2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몇 년간 마을 제사가 중단된 상태다. 

원북면은 오래전에도 마을신앙이 그리 성행하지는 않았던 곳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현재 제사를 모시고 있는 마을과 함께 과거 제사의 중단과 부활, 다시 폐지의 과정을 거친 양산1리의 신목제, 아주 오래전 사라진 청산1리의 당제, 그리고 잠깐이지만 이화산 석탑에 정성을 드렸던 마산리의 마을신앙 등도 찾아 기록했다. 


원북면 지역의 경제생활은 어업보다는 농업이 중심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꾸준히 이루어진 간척사업으로 인해 농업의 경제 비중은 더욱 커졌다. 농업경제생활에서는 원북면 지역의 대표적인 작물 몇 가지를 선정해 과거와 현재의 농법을 매우 상세히 조사·서술했다. 이는 그간 이 지역의 대표 작목이 어떻게 재배되었는지 자세하게 조사된 적이 없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어업경제생활에서는 원북면 지역 어업의 중심인 학암포항을 통해 어로환경의 변화를 살폈다. 곧 과거 성행했던 낭장망어업, 이후 간척 및 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한 갯벌의 매립과 낭장망 어업의 중단 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학암포항의 주된 고기잡이 방법인 주낙어업과 농한기에 이루어지는 감태 생산도 기록했다.

집필자인 이필영 교수와 이재은 연구원은 "현지조사를 수행할 때 번잡한 질문들에 귀찮다 아니하시고 많은 도움 말씀을 주신 원북면의 여러 어르신들게 진실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면서 "이 책자가 태안군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일조를 기하고, 더나아 가 향후 태안 전통문화의 재창출에 다양하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고종남 태안문화원장은 "이 책은 원북면 지역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기록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 낸 결과물로 시의적절하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원북 사람들의 공동체 속에 배어 있는 정신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역사자료로, 삶의 현장에서 환경과 시대에 맞추어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회했다.

덧붙여 "이 책을 통해 지역민들은 마을의 소중한 전통과 문화를 다시 상기하고 귀촌하거나 이주한 사람들은 전통적인 마을 의식과 삶을 이해해서 화합하고 융화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태안문화원은 지난 2015년 <태안 안흥 정죽반도의 역사와 민속> 출간을 시작으로 <태안 안면도 고남 지역의 당제와 조개부르기>, 2017년에는 <태안 안면도 안면읍 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 2018년 <태안 남면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 2019년 <태안군 태안읍 지역의 마을신앙과 경제생활>, 그리고 2022년에는 <태안군 소원면 지역의 마을신앙과 가정신앙> 등의 민속지를 발간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원북면민속지 #태안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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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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