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에
한재아
사진 속 프레지에는 피스타치오 무슬린크림과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시트로 만들어졌는데, 버터를 섞어 만드는 무슬린크림과 피스타치오가 정말 잘 어울린다. 크림층이 두꺼워 보이는데도 맛이 과하거나 느끼하지 않은데 그건 생딸기의 상큼달달함이 맛을 잡아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프레지에와 달리 케이크는 기본 시트인 제누와즈에 시럽을 바르고 생크림이나 과일 등을 쌓은 후 시트를 올리는 것을 2~3번 반복하여 만든다.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디저트이다 보니 퀄리티나 가격 차이가 심해서 항상 맛있는 딸기 케이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정말 맛있는 딸기 케이크는 역시 메인인 딸기가 맛있어야 한다. 과일의 당도가 케이크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잘 익은 딸기는 선홍빛을 띄는데, 단면을 봤을 때 테두리에 색과 무늬가 짙고 선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봄이 올 때마다 딸기가 잔뜩 올라간 케이크는 여러 번 먹어봤지만 과일 자체의 당도가 낮거나 설탕에 절여진 딸기가 대부분이었고, 과일이 맛있으면 크림이 느끼하거나 제누와즈가 푸석거리고 퍽퍽해 아쉬울 때가 많았다. 기본적인 디저트일수록 맛있게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대전의 유명 빵집 딸기 케이크를 먹기 위해 2~3시간의 거리를 이동해볼까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케이크를 만들려고 딸기밭까지 매입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케이크 원정을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생딸기빙수
봄이 되면 유명 체인점부터 호텔, 카페까지 생딸기가 잔뜩 올라간 빙수가 포스터 한 켠을 장식한다. 실제로도 얼음을 가릴 정도로 빈틈없이 채워진 붉은 딸기를 보고 있으면 딸기철이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생딸기빙수는 하얗게 쌓인 얼음에 딸기를 올리고 과일 시럽이나 아이스크림 등등을 곁들이는데, '생딸기'라는 단어가 이름에 들어가는 만큼 설탕에 절여진 단맛이 아닌 딸기 자체의 단맛을 메인으로 하는 곳을 좋아한다.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 얼음이나 사각거리는 간얼음에 딸기와 딸기 시럽의 새콤달달한 맛이 적절히 섞여 홀린듯이 숟가락을 움직이게 된다. 간혹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딸기의 당도가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딸기 빙수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과일이 많이 들어갈수록 가격대가 높아져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이것만큼 맛있는 딸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흔치 않아 날이 따뜻해질수록 가끔씩 생각이 난다.
딸기 타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