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는 지난 7일 대통령에게 2024년 외교부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 개편 내용을 공개했다. 조직 개편의 핵심은 그동안 북핵협상과 평화외교를 담당해온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1국 3과로 축소하고 '외교전략정보본부'를 신설해 그 산하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2006년 북핵 6자회담 대응을 위해 한시 조직으로 출범해 2011년 상설기구로 전환됐다. 지금까지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핵외교기획단과 평화외교기획단의 2국으로 운영됐으나, 이제 가칭 '한반도외교정책국'으로 통합돼 신설된 외교전략정보본부 산하로 흡수될 예정이다. 특히 평화외교기획단 산하의 평화체제과가 없어지고 탈북민, 북한인권 등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새롭게 들어서게 된다.
외교부는 이런 개편이 '한반도 업무에 전략과 정보, 국제 안보 기능을 추가해 한반도 문제를 보다 큰 맥락에서 접근'하려는 의도라 말한다. 그러나 이상하지 않은가? 아무리 뜯어봐도 이번 조직 개편은 북한의 핵 도발에 적극 대응 했다기보다는, 마치 북핵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한 착각마저 드는 한가한 조직 개편이다.
북핵 컨트롤타워를 국장급으로 축소할 만큼 북핵 문제가 해소됐나? 아니다. 북한은 지금도 그들의 핵 역량을 증강시키며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의 본토를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북핵 대응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사라진 '담대한 구상'... 북핵 문제에 손 놓을 것인가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전략으로 '담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우리의 경제·정치·군사적 조치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통해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함께 만들어나가자는 제안"이다. 윤 정부는 또한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해 상호 호혜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를 정립하고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단계별 대북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 김영호 통일부장관과 신원식 국방부장관을 지명한 이후 담대한 구상은 폐기되다시피 됐다(관련 기사:
윤석열 정부의 거짓말... '담대한 구상'은 폐기됐다, https://omn.kr/24ztt ). 이번에 외교부와 통일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에서도 '담대한 구상', 즉 대화를 통한 '동시적' '단계적' 비핵화란 내용은 사라졌다.
필자 또한 정부여당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마음 같아선 NPT를 탈퇴하고 핵 무장을 통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싶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함께 국정을 책임진 국민의힘은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만들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NPT(핵 확산 방지 조약) 탈퇴와 함께 한시적 핵 무장까지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주축으로 한 한반도 안보에서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관련 기사 :
'핵보유 한국'을 향한, 미국 핵전문가의 단언, https://omn.kr/22nr9 ).
한국이 북핵 협상을 포기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