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주택현관 꼬마평화도서관에서도그림책연주를 펼쳐집니다
변택주
꼬마평화도서관이 빠뜨리면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이웃들과 한 달에 한 번은 책을 읽고 뜻을 나눠야 한다. 그런데 읽기로 한 책을 다 읽지 못하면 멋쩍어하며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둘 생겼다.
그래서 미리 책을 읽을 것이 없이 만난 자리에서 그림책을 함께 소리 내어 읽고 느낌을 나누면 되지 않겠느냐고 뜻을 모았다. 짐을 던 사람들이 한결 가볍게 모임에 나왔다. 이렇게 해서 꼬마평화도서관 물꼬가 그림책으로 돌려졌다.
그림책을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는 걸 목소리 연주라고 하는데, 잔치 마당이 아니라면 여럿이라 해봤자 열서너 사람이다. 오붓한 연주마당에선 서로 눈 맞추며 느낌 나누기가 알짬이니까 두루 하면 여러 결을 알아 좋고, 적으면 깊어질 수 있어서 좋다. 조붓하니 둘러앉아 그림책에서 받은 느낌을 조용조용 나누는 마음은 발밤발밤 나아가는 작은 빛과 닮았다.
나도 그랬지만 그림책을 아이들이나 읽는 책이려니 하며 떠들어보지 않는 어른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몇 줄기 되지 않는 작은 빛에 빛다움이 다보록하듯이 몇 쪽 되지 않는 그림책에 그림책다움이 소복한 줄 알고 나면, 그림책이 새록새록 다가온다. 사람 맛(인간미)처럼 그림책 맛이 난다고나 할까? <작은 빛 하나가>를 맛보며 든 생각이다.
작은 빛 하나가
캇 예 (지은이),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황유진 (옮긴이),
불광출판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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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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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도 할 수 있지요, '마음'을 잃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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