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채동주 공동대표가 작성한 대자보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성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R&D 예산 복원 요구 입틀막 강제퇴장에 대한 대학생·졸업생 대책위원회'의 채동주(KAIST 물리학과 21학번)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2시 카이스트 본원 정문 앞에서 전국의 이공계 대학생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대자보를 작성했다.
채 공동대표는 '과학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위해'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어느 정부든 과학기술은 국가의 핵심으로 인식했으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R&D 예산은 작년 대비 4조 6000억 원이 줄어들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그는 "(R&D 예산 삭감 이후) 프로젝트가 무산되거나, 팀이 해체되거나, 심지어 연구원이 해고 당하는 일이 발생해 대학원생들의 미래가 위협받고, 학생들의 꿈이 위협받고 있다"며 "온전히 연구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에 놓였다"고 전했다.
채 공동대표 끝으로 "걱정 없이 과학기술 연구를 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투표"라며 "지겨운 절망을 넘어, 내일을 위해 투표합시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대자보는 카이 태울관 앞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 게시판에 게시됐다.
"이공계 학생들이 투표 참여 많이 했으면"
채동주 공동대표는 지난달 16일에 있었던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당시 발생한 졸업생 입틀막 사건 이후 대책위에 합류했다. 그는 "투표수가 많아져야 정치인들이 눈치도 보고 정책도 펼치는 것 아니겠냐"며 "정치에 관심 없거나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2030 유권자 네트워크의 '투표호소 릴레이 대자보 작성'에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카이스트 신문사의 설문조사 결과, 학내 구성원 90% 이상이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축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대학원을 외국으로 나갈 고민을 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국내 대학원에서 병역 특례로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연구요원보다 현역 입대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라고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후 카이스트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채 공동대표는 "이공계 학생들이 '과학과 정치는 별개이고 과학은 중립이어야 한다'고 많이 생각하지만,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정치고, 집행하는 것도 정치"라며 "이공계 학생들이 보다 관심있게 뉴스를 보고 투표 참여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30 릴레이 투표참여 호소 대자보 부착'은 21일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씨의 대자보 작성으로 시작했다. 22일 경북대학교에서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해 "누구나 그 물살에 휩쓸릴 수 있었다"는 해병대 예비역 청년 신승환씨의 대자보가 부착됐으며, 22일 서이초등학교 앞에는 익명의 예비교사 포포의 "서이초 사건 그 후, 교사도 학생도 죽지 않는 교실을 원합니다"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24일에는 이철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의 "전세사기 외면하는 F학점 국가" 대자보가 고려대학교에 부착됐다. 채동주 공동대표의 대자보는 이 연장선에 있다.
현재까지 2030 릴레이 투표 참여 호소 대자보는 전국 43개 대학에 부착됐으며 재학생들의 화답 대자보가 부착된 것으로 확인된 대학은 11개 대학이라고 '2030 유권자 네트워크'는 전했다.
아래는 채동주 공동대표의 대자보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