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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0 총선1440화

침묵 깨고 지원유세 나선 박용진... 험지만 골라

[현장] 31일 송파 올림픽공원에서 시작 "민주당 변화 말하며 중도층 돌려세울 것"

등록 2024.03.31 16:04수정 2024.04.0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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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희 서울 송파갑 민주당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희 서울 송파갑 민주당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조혜지
  
"아이고 이번에 안 돼서 어떻게 해?"
"민주당만 잘 되면 되죠, 뭘."


선거운동복 대신 파란색 계열의 등산 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오전 11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상가 단지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 유권자의 말에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민주당 공천 논란의 상징적인 지역구로, 3차례 후보 교체를 거친 서울 강북을에서 최종 낙천한 박 의원이 10여일만에 침묵을 깼다. 그는 이날 조재희 후보가 있는 서울 송파구갑에서 선거 유세 지원을 시작했다.

10여일만에 나선 지원유세... 송파갑 → 송파병 → 서초을

송파갑(현재 김웅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은 32년간 한 번도 민주당계 의원이 당선된 바 없는 야권의 난공불락 험지다. 다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3천여 표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조재희 민주당 후보는 6.4%p로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다(한국경제신문 의뢰, 여론조사 피앰아이, 3월 22일~27일 실시, 지역유권자 500명 대상, 모바일 웹조사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박 의원은 송파갑 뿐 아니라 같은 날 서울 송파병과 서초을 등 격전지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 의원은 지원 유세 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다른 사람보다 제가 민주당이 달라지고 혁신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민주당에) 실망했을지 모르는 표심, 중도층을 돌려세울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당 대표 선거 낙마 때도 서울 내 험지와 영남, 충북, 강원 등에 낙선 인사를 했다고도 했다. 그는 "서울 격전지를 시작으로 울산, 대구, 경북 등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분위기가) 좋을 땐 외롭고, 어려울 땐 더 어려운 그런 곳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오전 10시 50분께 유세 시작 지점인 올림픽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야외 카페에 앉아있는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며 "민주당 많이 좀 응원해 달라"고 읍소했다. 한 당원은 박 의원에게 이날 유세 주변 지역이 민주당 입장에서 가장 취약했던 곳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여권 지지세가 비교적 세고, 중도 유권자가 밀집된 곳이기에 "전략적 판단에 여기로" 유세를 요청했다는 것.

실제로 이날 현장에선 박 의원을 알아보고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한 70대 남성은 박 의원의 등을 두드리며 "힘내요, 잘 될 거요"라고 말했고, 성내천 조깅트랙에서 박 의원의 얼굴을 알아 본 한 중년 여성 유권자는 등을 안으며 토닥이기도 했다.


"국힘 오셨으면 딱 되는 거 아녜요?"
"옷은 파랗게 입으시고 왜 빨간옷 당을...(웃음)"
"살이 확 빠지셨네. 너무하잖아요."
"(함께 온 어린 손자를 보며) 할머니 잘 달래라이."
 

손자와 공원 나들이를 왔다가 박 의원을 알아 본 중년 여성 유권자는 그의 말끝에 "힘내시라"는 말을 덧붙였다. 해당 지역구의 한 민주당 당원은 박 의원에게 "백의종군 감사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조 후보 잘 좀 부탁드린다"라고 답했다.

"성에 차지 않더라도 민주당에 기대 버리지 말아 달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희 서울 송파갑 민주당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희 서울 송파갑 민주당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조혜지
 
그는 이날 올림픽공원 앞 조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공원을 살짝 돌며 인사를 드렸더니 저보고 기운 내라, 용기 잃지 마라 하시는 분들 많다"면서 "솔직히 박용진, 코가 좀 빠져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민주당이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한 몫 거들려고 이 자리에 왔다"고 외쳤다.

메시지는 중도층이 집중된 '젊은 유권자'으로도 향했다. 박 의원은 "여러분의 성에 차지 않더라도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 달라"면서 "민주당은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조재희 후보가 지금까지 쌓아온 자기 소신으로 민주당이 균형을 잡고 한국 정치가 더 나아지도록 하실 것"이라면서 "(저도 조 후보와) 함께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의 경우 조수진, 한민수 등 공천 결론이 바뀔 때마다 각 후보자들을 만나 지역구 상황을 전달했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공천 결론 때마다 민주당 소속 시·구 의원 간담회를 진행하고, 지역구 공약 관련 자료를 종합해 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강북을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공보물에 자신의 뒷모습 사진을 도용했다며 강한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 도의도 없고 인간적 예의도 없는 총선 공보물이 용인돼선 안 된다"면서 "이미 발송된 공보물에 대해서 전량 회수 및 폐기하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트루먼쇼' 말한 박용진, 조수진에 "당선돼 좋은 정치 해주길" https://omn.kr/27vzf
- 돌고돌아 '강북을' 친명 한민수 낙점... "당 대표 결정 사항" https://omn.kr/27xl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송파갑 #총선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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