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시작된 관악구 총선 개표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총선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무엇'을 평가하고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늘 고민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선거 주기의 비일관성은 정당과 후보에게 정책과 공약에 기반하기보다는 선거 시기에 따른 가변적인 선거 캠페인의 유인을 제공한다. 정권 초기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권안정론, 중기에는 정권심판론 그리고 정권 후기에는 잠재적인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캠페인이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 캠페인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인 요인이 된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효용은 중요한 사회 현안에 대한 확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된 정책의 평가를 통해 정치권력의 지속 혹은 교체를 주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 환경은 대통령 선거와 총선 간 선거 주기의 비일관성으로 인해 정책 실패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선거 때마다 제시되는 정책과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인 까닭에 유권자들이 선호를 결정하기 어려운 혼란을 초래한다.
안정적인 선거를 위해 22대 국회에 제안하는 과제들
이러한 혼란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은 정책 결정과 실행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이를 토대로 유권자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선거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총선이 치러질 수 있도록 대통령 선거와 총선의 주기를 교차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정책의 책임 소재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선거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현행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줄이면 총선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치러질 수 있으며, 이는 유권자가 정책 결정과 실행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단순한 선거 환경을 만든다. 대통령 임기 축소의 개헌이 필요한 까닭이다.
더불어 유권자가 선거에 앞서 정당과 후보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의 제도에서는 위성정당과 비례대표용 정당들이 선거에 임박해서 등장하여 유권자 선택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다. 선거에 나설 정당은 적어도 선거 3개월 전에 선관위에 등록하고 비례대표 명부 제출을 의무화한다면 이러한 혼란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유권자 알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전향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선거에 임하는 정당과 후보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고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면 지금처럼 '깜깜이 선거'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더 이상 정치적 선택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선거 이후 출범할 22대 국회가 일차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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