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홍도화
김성례
이튿날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밭에 나간 남편이 머위와 고사리 올라온 사진을 보내온다.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하던 일을 미루고 밭으로 달려 나갔다.
머위는 내가 가장 기다리는 제철음식이다. 쌈도 사 먹고 된장에 무쳐도 먹고 아직도 보드라워 장아찌도 담았다. 물론 많이 따 와서 이웃과 아파트 경비아저씨들께도 드렸다.
지리산고사리는 통통하고 부드럽다. 고사리는 적어도 삼사일에 한 번은 꺾어줘야 하니 이제부터는 좀 더 자주 시골집에 가야 하겠다.
연못가 큰 엄나무 순도 삐죽 올라와서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짙어지니 앞집 부녀회장님 말씀이 한 주를 더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하신다. 저녁엔 마을회관에서 다들 모여 함께 저녁을 먹었다. 맛있는 거 먹을 일이 있으면 우리가 오는 때를 기다려 초대도 해 주시니 정말 따뜻한 이웃들이다.
도시와 시골을 오고 가며 한편 바쁘고 분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연 속 꽃과 나물, 과실 등 온갖 선물들과 대문 없이 오고 가며 담 넘어 나누는 시골인심에 나의 5도 2촌, 즉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보내는 생활은 늘 즐겁고 감사로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