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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년... 참사 반복, 변한 게 없는 현실이 무서워"

대전현충원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 열려

등록 2024.04.16 14:46수정 2024.04.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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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진상규명 없는 참사는 반복됩니다.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대전시민들이 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 모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이 기억식은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고창석·양승진(인솔교사)·박육근(2학년 부장교사)·유니나(2학년1반)·전수영(2학년2반)·김초원(2학년3반)·이해봉(2학년5반)·이지혜(2학년7반)·김응현(2학년8반)·최혜정(2학년9반)·남윤철(2학년6반-청주 안장) 선생님과 세월호 구조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소속 정성철·박인돈·안병국·신영룡·이은교 소방관, 세월호 의사자 양대홍·박지영·정현선 승무원 등 18명을 추모하기 위해 대전지역 단체들이 마련한 자리다.

대전지역위는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세월호 참사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 이들에 대한 추모와 함께 진상규명·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해 왔다.

이날 기억식에는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와 가족, 고 양승진 교사의 동생 양승찬씨,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씨 등 순직교사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또한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 김현희 전교조 대전지부장, 김용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창근 대전충청 5.18 민주유공자회 회장,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대전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회원, 장철민(동구)·박범계(서구을)·조승래(유성구갑)·박정현(대덕구) 4.10총선 당선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기억식을 통해 세월호 참사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밝히고, 슬픔과 분노를 넘어 잊지 않고 기억하며 반드시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묵념과 분향, 헌화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김현희 전교조대전지부장은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기억하겠다고 지난 10년 동안 외쳐왔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또 다시 158명의 목숨을 잃고 말았다"며 "그럼에도 10년 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제자들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친 우리 선생님들의 순고한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하루하루를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끝까지 요구하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영각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이 추모사에 나섰다. 그는 "참사의 책임은 해경 하위직 1명이 처벌받은 게 전부이며, 해경 지휘부는 모두 처벌을 받지 않았다.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통하여 완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월호의 진실을 불편해하는 세력들에 맞서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의 발언도 이어졌다.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그날, 나만 살겠다고 빠져나왔다면 살 수 있었던 본능을 뒤로하고 학생들 곁으로 달려가신 선생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살아남은 우리가 그 분들을 추모하는 진정한 방법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10·29 이태원 참사와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희생이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복된 참사도 무섭지만, 변한 것 하나 없는 게 더 무섭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희생자 유족 및 대전시민사회 대표 등이 희생자 묘소에 헌화하고 추모하는 장면.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희생자 유족 및 대전시민사회 대표 등이 희생자 묘소에 헌화하고 추모하는 장면.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러자 이번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이 연대의 발언에 나섰다. '하늘의 별이 된 강가희의 엄마 이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0년이 됐다. 그 때는 몰랐다. 그 다음 참사에 제 아이가 희생될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며 "10년 전 그날 국가는 없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는 없다. 10년이 되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우리 사회의 안전은 무너져 버렸다"고 답답함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또 "참사가 반복되는 것도 무섭지만 변한 것 하나 없는 이 나라를 보는 게 사실은 더 무섭다. 세월이 흐르면 무뎌진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더 생각나고 가슴 저린 게 자식 잃은 부모가 겪는 슬픔인 것 같다"며 "사회적 참사는 절대로 시간이 약이 될 수가 없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우리는 바로 엊그제 아이를 잃은 것 같은 심정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리에게 약이 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오로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가 끝나고 야당이 압승을 했는데도 생명 안전에 대한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갈 길이 멀게 만 느껴진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겠다. 현충원 이곳에 잠들어 계신 분들께 약속드린다. 여러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대전작가회의 김채운 시인은 '단 한 번이라도'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헌시했다. 그는 이 시에서 "세월호의 의문이 해소되는 순간까지 우리의 애도는 진행형입니다/ 공권력의 폭압과 기만 앞에 절대로 무릎 꿇을 수 없기에/ 세월호의 진실이 소명되는 그날까지 우리의 투쟁은 진행형입니다/ 쇠심줄보다 보다 더 검질긴 의지와 더 옹골찬 연대로/ 진상규명을 향한 묵묵한 우리의 여정은 결단코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기억식의 마지막 순서로는 마당극단 '좋다'의 정경희 씨의 노래공연이 펼쳐졌으며, 이후에는 참가한 모든 시민들이 헌화함으로써 기억식이 모두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추모 미사'가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한 희생자 유가족이 희생자들을 소개해 놓은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한 희생자 유가족이 희생자들을 소개해 놓은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유족 발언을 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유족 발언을 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헌화하는 장면.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헌화하는 장면.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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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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