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남 해남·완도·진도)이 17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소연
- 당선 기사를 보면 '최고령' '올드보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보인다.
"체력도, 열정도, 그 나이에 당선하는 것도 대단하다는 긍정 평가가 있는가 하면 노욕이다, 이런 부정 평가도 있더라. 나만큼 열정적으로 건강하게 부지런히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웃음). 국정원장 해임 당하고 지난 2년간 1000번 이상 방송에 나가 윤석열 검찰정권을 향해 투쟁했고 53번 전국 순회강연을 했다. (노욕이라는 말은) 개의치 않는다.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부정적 평가를 불식하기 위해 큰 정치를 하겠다."
- 당선 직후 일성을 보면, '대화정치 복원'을 위해 경륜을 쏟겠다고 했다.
"국민이 (이번 총선으로) 황금 분할, 신의 한수를 만들어주셨다. 야권 민주진보개혁 세력에 180석 이상을, 민주당에는 180석이 안 되게 175석을 만들었다. 이는 국민이 권력을 분점한 것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공동 정권으로 가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 협치가 돼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 2년처럼 하면 대통령 본인도 남은 3년 실패하지만 나라가 망한다."
- 대통령을 향해 총선 직후부터 영수회담을 줄곧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열어 출발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치적 플레이, 그것도 저속한 플레이를 했다. 김부겸,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이건 야당 파괴공작이다. 자기들 명분 축적하려는 저질 플레이다. '김부겸, 박영선, 양정철도 아니라더라, 그러니 우리 식구할 수밖에 없다'는 식인가.
만일 영수회담을 해서 (그 가운데) 이런 추천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간 사람들은 다 떨어졌다. 국민이 이미 심판했다. 그런데 민주당 사람을 그런 식으로 인준한다고 하면, 민주당이 (동의) 하겠나?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대화 정치가 필요하다."
- 정치적 대화를 위한 대통령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지금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은 자기가 대통령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는 검찰 수사하듯, 검찰 수사는 정치하듯.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인데, 이대로 갈 수는 없지 않나. 지난 2년처럼은 갈 수 없다. 대통령 본인도 불행해지고, 나라도 망한다."
- 지난 12월 발간한 저서 <지금 DJ라면>에서는 "긴 가뭄의 때는 임금을 욕하며 하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땅을 파야 한다"고 했다. 위기상황에서의 야당의 역할을 강조한 것인데.
"그렇다. 6월 국회가 시작되면 윤 대통령이 못한다고 거기만 바라볼 순 없다. 민주당이 이끌어야 한다."
-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당도 지난 2년처럼 국회를 운영하면 우리의 가장 소중한 목표인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 180석을 갖고도 정권재창출을 하지 못했다. 180석을 갖고도 대통령이 민생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먼 산만 쳐다보는, 이런 무기력한 민주당이 돼서는 정권 교체를 할 수가 없다.
불통, 요지부동의 대통령이라면, 민주당이 국정을 의회에서 이끌고 나가야 한다. 물가, 민생, (주요국과의) 의원 외교도 강화해야 한다. 남북관계와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방송을 장악하려는 오만방자한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까지. 이런 문제들을 개혁적으로 해내야 한다."
-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22대 국회의 모습도 다르지 않을 거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그러니 대통령이 변해야 하고,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 대통령의 탈당, 거국내각, 영수회담 그게 안 된다면, (그대로) 끌려 다녀서야 되겠나. 민주당이 주도를 해야 한다."
- 일찍이 당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현상을 예상한 바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설정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협력해야 한다. 국민이 왜 민주진보개혁 세력에 200석에 못 미치는 192석을 만들어줬을까. 단결해 윤석열 정권에 투쟁하고,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민생개혁 입법, 특검법에 만일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제) 우리는 하늘만 쳐다봐선 안 된다. 정치권의 역할을 해야 한다."
디테일과 팀플레이, '올드보이' 박지원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