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 시민의 모범을 보인 '똘레랑스' 전도사 홍세화

등록 2024.04.22 13:34수정 2024.04.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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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님이 대한민국 사회에 남긴 자취와 흔적은 깊고도 넓다. 무엇보다 공화국 시민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한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벌금조차 내기 힘든 경제 약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장발장 은행을 운영했다. 공동체에서 소외돼 주변으로 밀려난 경제사회 약자들에게 앞서 손을 내밀었다.

흡혈귀 같은 자본주의 무한 경쟁 질서 속에서 선생님은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빈곤계층을 주목했다. 그분들을 공화국 시민으로 마땅히 존중하고 그분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분투했다. 동시에 성소수자와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해 그분들의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기 위해 분투했다.

헌법에 명시된 대로 '공화국' 대한민국이 응당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임에도 국가는 외면했다. 반면에, 선생님은 공화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고통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무던히 실천했다. 공화국의 가치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시대의 지성답게 일상의 삶에서 실천했다. 10년도 더 지난 오래전부터 매월 소득 가운데 90만 원을 기부했다. 소박한 자유인으로 살아가며 나누는 삶을 살아갈 뿐, 선생님은 소유하려 하지 않았다.

소유하는 삶이 타인을 지배하는 삶으로 나타나 결국 관계를 파괴한다고 보았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국 시민이라면 소유하고 배제하는 삶보다 함께 나누고 돌보는 성숙한 삶을 강조했고 이를 몸소 실천했다. 선생님은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책 인세로 받은 50억을 모두 공동체 바깥으로 내몰린 이들과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선생님은 평생을 '공화국' 시민답게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의 삶은 '공화국' 시민의 진정한 모델이자 '공화국' 시민의 모범이었다.

다음으로 홍세화 선생님이 남긴 크나큰 발자취는 한국 사회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소중함과 절실함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보여준 데 있다. 2002년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2008년 분당 당시 진보신당 당원이 되었다. 그리고 2011년 진보신당이 또다시 분열해 심상정, 노회찬 명망가들이 이탈해 통합진보당으로 갈 때 그들과 달리 진보신당에 남았다. 그리고 이후 노동당 당원으로 최종 삶을 마쳤다. 기후 위기가 전면화되는 2022년부턴 녹색당 당원이 되어 2중 당적을 유지했다.
   
선생님은 생활 속에서 진보정당과 진보 단체를 부단히 홍보하며 널리 알렸고 일상에서 사람들을 조직했다. 더구나 사회 변혁을 꿈꾸는 이들에겐 쉼 없이 학습하는 삶을 주문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갈 때 세상을 바꾸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수많은 강연을 통해 한국 사회가 반공주의와 학벌주의라는 과잉 이념에 갇혀 있음을 준열히 비판했다. 상대를 존중하기는커녕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차별·배제하는 야만성을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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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군산시 애플트리 컨퍼런스룸에서 강연하는 홍세화 선생님(출처 : 박영신 작가 제공) ⓒ 박영신 작가

   
선생님은 쉼 없는 강연을 통해 자신과 다른 이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한국 사회의 경직된 모습을 통렬히 비판했다. 똘레랑스(용인)를 통해서만이 좀 더 성숙한 시민사회가 형성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경쟁교육이 야만성을 길러내는 반교육임을 질타했고 한국 교육 현실을 위태로운 상황으로 진단했다. 그런 의미에서 2000년대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1000명 넘는 전교조 교사들이 민주노동당 당우로 대거 가입한 배경에는 똘레랑스와 진보정당의 절실함을 강조한 홍세화 선생님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공화국 시민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몸소 실천한 시대의 지성이자 똘레랑스의 상징, 홍세화 선생님이 부디 천국에선 평화와 안식을 누리길 기원한다.
#홍세화 #똘레랑스 #공화국시민 #학벌주의 #진보정당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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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동기는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의 안위를 뒤로한 채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던 항일투사들이 이념의 굴레에 갇혀 망각되거나 왜곡돼 제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점이 적지 않아 근현대 인물연구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복원해 내고 이를 공유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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