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2일, 산내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 목조건물 왼쪽으로 검은색 그늘막 아래에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가 발견된 1지점 A9칸이 위치해 있다.
임재근
이 중 한명은 1927년생 길아무개씨로 그는 1949년 대전에서 경찰에 연행된 후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 길씨는 한국전쟁 발발 후 골령골로 끌려가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씨의 유해가 발굴된 지점은 지난 2022년에 유해발굴이 진행된 골령골 1지점 중 A9칸이다. A9칸에서는 약 4×2m 크기의 면적에서 54구의 유해가 집단으로 수습됐다. 당시 형태학적 분석 결과 성별은 모두 남성이고 연령은 20~24세의 청년층으로 추정됐다. 이 중 한 유해의 유전자 정보와 길씨의 아들(1949년 출생)의 구강상피세포에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를 대조한 결과, 부자관계일 확률이 99.99%로 나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발굴정황과 유해의 체질인류학적 감식결과, 유전자 검사 결과를 종합해 유해의 신원을 길씨로 확인했다.
골령골에서는 지난 2007년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2015년, 2020년, 2021년, 2022년에 걸쳐 다섯 차례 유해발굴이 있었고 총 1441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이 중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해 10월, 제주도 조천면 북촌리 출신의 행방불명 4·3희생자 고 김한홍씨였다. 길씨는 골령골에서 두 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경우다.
하 아무개씨, 방공호 학살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