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주부들이 함께 한 항의 신고 온라인으로 당한 기림비(소녀상) 테러에 대항하여 미주 주부 회원들이 힘을 합해 구글측에 항의 신고를 보냈다. 재능있고 명철한 주부 회원들이 소식을 빠르게 전하고 항의 신고하는 법도 공유하여 빠른 시간내에 구글측이 사진을 내리게 되었다.
화면 갈무리
알아보니, 교묘했다. 현충원(Veterans Memorial)이나 아이젠하워 파크에 사진을 등록했다면 쉽게 들켰을 일이다.
작성자는 사람들의 시선이 덜 가는 시설에 사진을 등록해 놓고 눈을 피해 갈 속셈이었던 거다. 즉시 구글에 연락을 취했다. 난생처음 신고를 해보는 거라 헤매기도 하고, 항의 서신을 어떻게 써야 효과가 있는지도 몰라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여러 번 신고를 했다. 꽤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수정도 안 되고 응답조차 없었다.
혼자의 힘으론 될 일이 아니었다. 미주 주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미즈빌'이라는 작은 인터넷 모임이 있다. 타향살이 정보도, 육아 경험도 얻고 때로는 쓴소리로 조언을 받아도 마냥 좋은 반듯한 주부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는 곳이다.
역시 회원들이 적극 나서주었다. 항의 서신 작성하는 법, 사진 신고하는 방법이 초스피드로 공유되었고 같은 기간에 수많은 항의를 받은 구글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을 내렸다. 게시판에서 서로 기쁨을 나누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알려줘야지,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걸
그 뒤로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나는 주말마다 괜히 지도 앱을 살핀다. 주변 중요 시설을 훑고, 위안부 기림비가 있는 인근을 클릭해 본다.
미국 뉴저지에 세워진 1호 기림비에 이어 우리 지역구인 나소 카운티 아이젠하워 파크에는 2012년에 2호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2014년엔 미국 최초로 뉴욕주 상하원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두 개의 위안부 결의안을 새긴 비석이 위안부 기림비 양 옆에 세워지게 되었다.
위안부 기림비 뒤에는 소나무 세 그루가 서있다. 뉴저지를 중심으로 미스김 라일락과 구상나무를 보급하며 민족애를 실천해 온 백영현 환경운동가께서 어렵게 조성하신 것이다.
최근 한국의 부산 소녀상에 누군가 봉지 테러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 탓에 마음이 어지러워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다. 처음 백영현 선생이 조경하신 모습과는 달라졌지만, 소나무만은 잘 자라 있다. 백영현 선생은 소나무와 함께 기림비 좌우에 도장 나무 한 그루씩, 미스김 라일락과 14년 된 분재를 심으셨다. 위안부에 끌려간 가장 어린 소녀의 나이 14세를 의미하는 나무였다고 한다.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기림비 양옆에 결의안 비가 서고 조경이 이미 달라져 있었지만, 일본의 방해를 받을까 봐 은밀하게 의미를 담아 이 자리를 마련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읽으며 감동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