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풍경운하와 자전거. 암스테르담의 인상으로 남았다.
아멜리에최
과연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천국이었다. 여러 의미로 그러했는데, 일단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보행자보다 많게 느껴질 정도였고, 자전거 도로가 아주 잘 갖춰져 있으며 그 도로의 폭은 인도보다 보통 넓었다. 또한 유아차를 끌고 다니며 느낀 사실인데, 보도블럭의 턱이 낮아 유아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 휠체어 등이 부드럽게 이동하는 게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자전거 도로를 인도처럼 여겨 보행하다가는 욕을 먹는 것은 둘째치고 일단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인도로 다니고 있는지 단단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산책용 혹은 취미용 자전거 타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암스테르담의 자전거는 이동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서 우리나라의 자전거보다 훨씬 목적지향적이다.
암스테르담의 교통요금은 서울에 비해 높아서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유인으로 작동하고, 도시는 서울의 3분의 1크기라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거나 통학하는 일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다. 시간 내에 도착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 자전거들이 쌩쌩 달린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던 자전거보다 높이도 바퀴도 훨씬 크다. 나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전거 도로와 인도의 구분은 필수인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아이를 앞이나 뒤에 태우고 달리는 자전거, 일행과 대화하며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 한 손 운전은 기본이고 두 손을 놓고 달리는 사람도 심심찮게 있다. 비가 와도 달린다. 한 두 해 단련한 솜씨가 아니다. 분명 소싯적부터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한 결과일 것이다. 집집마다 문 앞에 자전거들이 주차되어 있고 도시 곳곳에 자전거가 무더기로 주차되어 있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운하보트투어의 진행자가 말하길 자전거를 도둑맞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