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된 4차 회의에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이유나 국제협력팀 팀장과 김혜주 연구원은 옵저버로 참석했다.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 이번 4차 회의 분위기와 진행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신가요?
김혜주 연구원 : "이전 회의는 협상 기간 내내 논의의 진전이 더디고 로비스트의 방해로 세션을 진행하기 어려운 등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전에 비해서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소진할 수 없다는 점에 대부분의 국가가 동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1차 플라스틱 폴리머와 같은 주요 쟁점 사항에서는 일부 국가들이 1시간 넘도록 논의를 지연하며 소란을 피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각국 정부 대표단이 협상장 내외의 시민사회 활동을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를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회기간 작업에 대한 논의에서 50여개국이 해당 논의에 시민사회 옵저버가 주요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 4차 회의에서 주목하신 쟁점은 무엇인지, 또 해당 쟁점이 어떻게 논의됐는지 궁금합니다.
이유나 팀장 : "플라스틱 생애 전주기를 포함하는 문구의 경우, 2022년 결의안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큰 반대는 없습니다. 조금 더 복잡한 문제는 '플라스틱 생애 전주기'라는 문구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플라스틱 원료의 추출부터 포함해야 한단 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다른 견해를 보이는 국가는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제품의 생산부터 포함하도록 의미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에 대한 부분은 실질적인 합의나 주도적인 여론 형성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해당 내용은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측과 플라스틱 산업계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가장 첨예한 쟁점입니다. 따라서 4차 회의 종료 후 회기간 작업, 또는 5차 회의에서 추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절차 규칙'이 꼽힙니다. 해당 쟁점의 함의는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듣고 싶습니다.
이유나 팀장 : "절차 규칙이란 2년으로 계획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협상 기간 중 회원국들이 합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규칙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유엔 기구에서는 다수결 투표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플라스틱 국제협약 회의에서는 소수의 국가가 협약의 실질적인 사안을 결정하는데 투표가 아닌 만장일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을 진행할 시 소수 국가의 거부권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 경우 아주 약한 수준의 협약 문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후총회(COP)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습에서 비슷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4차 회의에서도 의견 대립으로 인해 임시로 투표 기반 절차 규칙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가 투표 방식의 의사 결정에 관심을 표명한 상황임에도 현재대로면 만장일치의 방식으로 의견 합치를 이뤄야 할 수 있습니다. 즉, 강력한 협약을 원치 않는 국가의 입맛에 맞는 빈 껍데기 협약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단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