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한 아파트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올해 말 러시아에 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드니프로 로이터=연합뉴스
여러분은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왜 시위를 하지 않는지를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봅시다.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게 잔인하게, 불법적으로 잡혀가는 것을 지켜본 뒤에도 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식구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심지어 이혼 당할 수도 있는데, 만약 학교나 병원에서 일하거나 공무원이라면 직장을 잃게 될 텐데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요?
저는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지구에 영웅이 가득해야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이 아니라 연대와 인류애를 위한 더 많은 공간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영웅이 아닙니다
저는 평화주의가 나약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주의적 서사를 따르지 않고 평화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살인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시민 저항이고 동시에 위대한 반군사주의적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진 병역거부를 선뜻 지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럼 이런 생각은 어떨까요? 전선에 투입되는 러시아인들이 줄어들수록 우크라이나인들의 희생도 줄어들 것입니다. 병역거부자들을 지원하는 이런 방식의 저항은 다른 정부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보내는 수천 개의 무기보다 우크라이나의 피해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2년 동안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전쟁으로 매일 많은 사람들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교육, 치료, 지원에 들어가는 돈은 말 할 것도 없고요…
저는 이미 전선에 나갔던 군인이라도 그가 폭력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겠다고 날마다 다짐합니다. 늦게라도 평화를 선택하는 것이 계속 전쟁을 이어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