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이용우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21대 국회 연금개혁 중지를 선언했다”며 “실제 개혁 의지도 없으면서 연금개혁 구호만을 반복하면서 지난 2년 동안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기만한 것이다”고 규탄했다.
유성호
"대통령이 나서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고 다 차린 밥상을 걷어차 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아래 연금개혁특위)를 통해 진행된 연금개혁 논의를 21대가 아닌 22대 국회에서 마무리짓겠다고 약속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결정을 "연금개혁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오히려 "이제 그 누구도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이번 21대 국회 내에 연금개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금개혁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윤 대통령 발언을 가리켜 "사실상 연금개혁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발표 자리에서 자신의 대통령 임기 기간 내 연금개혁을 완수하겠다면서도 22대 국회에서 재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련 기사:
윤 대통령 "임기 내 연금개혁안 확정되도록 적극 협력할 것" https://omn.kr/28m4n)
지난 1년8개월 노력 물거품... 민주당 "사실상 안 하겠다는 것"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약 1년 8개월간 진행된 국회 연금개혁특위의 논의를 부정하고 22대 국회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은 결국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1만 명에서 뽑힌 500인 공론조사 과정에서 시민대표는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되 미래 세대의 부담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며 "그 뜻에 따라 여야가 보험료율 인상에 동의했고 막판 소득대체율에 대한 이견만 좁히면 되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21대 국회 연금개혁 중지를 선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국회 연금특위는 지난 2022년 개문발차해 1년 8개월이라는 운영 기간 끝에 연금개혁 최종 합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약 500여 명의 연금개혁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수차례 토의 끝에 '더 내고 더 받자'는 결론을 내렸고, 여야는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자는 데도 합의했다. 그런데 소득대체율을 두고 43%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45%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맞섰고, 결국 2%포인트 차이로 합의가 결렬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금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진정성'도 의심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직속 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이후 여야가 국회 내 국민연금개혁특위를 설치하는 것으로 갈음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전날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임기 내 국회가 '고르기만 하면 될 정도'의 충분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드렸고 작년 10월 말에 그 공약을 이행했다"는 데 대해서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까지 정부 연금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했지만 무려 24가지의 시나리오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 계획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 누구도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민 노후를 위한 연금개혁을 거부했지만 국회는 연금개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21대 남은 기간 동안 민주당은 연금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를 맡은 김성주 의원은 "(소득대체율) 2%만 남겨두고 '무산'을 선언한 건 용산에서 지시를 내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우리는 대통령 지시를 받아 일하는 조직이 아니다, 야당 역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에게 회의 소집을 다시 요구해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합의 눈앞에 두고 무산 선언? 용산 지시 받은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