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시청 앞, 여성·시민단체 기자회견 2023. 04. 07
임성용
그러나 동두천시는...
동두천시는 소요산 개발 연구 용역 결과 발표 전에 성병관리소 철거 또는 보존에 관한 여론조사를 했다. 시에 따르면 성병관리소 존치 여부, 주민들의 설문 결과 ▲ 철거 89.2% ▲ 보존 10.8% 등 철거를 선호하는 주민이 8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형덕 동두천 시장은 "성병관리소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철거·개발계획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면밀히 검토, 흉물로 방치된 성병관리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주변 상인들 중심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만 알려주고 인원수를 확대한 동두천 시민 500명 설문조사 결과(보존 6 : 4 철거)는 숨기고 있다.
이에 성병관리소 보존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철거 반대 시민들의 입장을 동두천시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보존의 타당성과 활용의 당위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성병관리소 보존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첫째, 기지촌 역사와 시대의 관점에서 동두천은 평화와 치유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도시이다.
둘째, 지역의 향토사 관점에서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성병병관리소가 위치한 입지조건에서 소요산은 어린이박물관, 자유수호역사박물관이 있으므로 이를 연계할 수 있다.
즉 성병관리소는 기억, 현장, 보존을 넘어 교육, 인권, 문화, 역사유산의 장소로 만들 수 있다. 다른 지자체는 근현대유산을 발굴하고 지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역 축제, 문화제의 방향도 지역의 역사 및 문화를 바탕으로 문화산업화하고 있는 추세다. 동두천의 지역사는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퇴역한 미군들의 투어 상품으로도 개발할 수 있으므로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2024년 5월 17일 문화재청은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을 공표했다. 국가유산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지정유산 또는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등록되지 아니한 국가유산 중 중요한 것을 시·도지정유산 또는 시·도등록유산 등으로 지정·등록하여 보호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개발계획·개발사업이 국가유산 및 그 역사문화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진단하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만약 동두천시가 시장의 말대로 '면밀한' 조사와 검토 없이 성병관리소를 철거한다면 국가유산기본법에도 어긋나는 행위다.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일방적 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성병관리소 건물은 문화공원으로 계획된 주변의 부지와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로 결합하고 역사테마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옳다. 그것이 소비적이고 위락단지화된 개발이 아닌 진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개발이다. 그렇게 하면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유산을 잇는 중심지로 거듭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