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주문을 담담하고 있는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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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페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물론 현금과 지역화폐로 결제하시는 손님분들도 있어 직접 계산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카드로 결제하시기 때문에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율이 높다.
2인 근무에 워낙 바쁜 매장이다 보니 바로바로 직접 계산을 도와드릴 수 없는 상황이 많다. 특히 주문이 많을 때는 빨리 음료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결제하는 시간이 소요되면 또 그만큼 주문이 밀리기 때문에 카드로 결제하시는 손님분들께는 키오스크로 주문 하기를 요청드린다.
하지만 간혹 나이 많은 어르신 분들은 카드 결제해달라는 말에, "아휴~ 나 이거 너무 어려워서 할 줄 몰라~ 아가씨가 좀 해줘~", "아이!!! 그냥 여기서 해주면 되지!!!"라는 반응을 보이신다.
전자의 반응은 "앗, 그럼 잠깐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대답하지만, 안 그래도 바쁜 상황에서 후자처럼 말씀하시면 나도 사람이다 보니 순간적으로 짜증이 나 "잠시만요!!!!"라고 외치게 될 때도 있다.
키오스크 문제로 우리 매장에 컴플레인이 들어왔던 적도 있었다. 다음은 손님께서 실제로 남겨주신 컴플레인 내용이다.
가맹점명: [1**2*] 매장 방문일시: 2023-11-** 03:30:00 주문 메뉴: 아메리카노(ICE) 내용: 11월 **일 *요일 3시 반쯤 나이 드신 분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할 줄 몰라서 좀 도와달라고 해도 알바생들 들은 척도 안하던데 점주님 이게 맞는건가요? 결국 주문을 잘못해서 음료가 잘못 나와 물어보는데도 퉁명스럽게 대답하더라고요. 전 옆에서 지켜보는 손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알바생들 태도 정말 너무하다고 느꼈어요. 카페 안 손님들까지 눈치 보게 하는 매장 다신 가고 싶지 않네요.
내가 근무했던 날은 아니었지만, 이런 컴플레인이 들어올 만큼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일이 우리 매장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너무 바빠서 응대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여도, 도움을 요청하시는 어르신분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이 순식간에 발전해 우리의 삶에 스며든 것처럼, 아날로그가 익숙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우신 게 당연한데 매장이 바쁘다고 해서 짜증 섞인 어투로 대답한 것이 떠올라 반성도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도 더 신경 쓰며 일하고 있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하는 것처럼 기술에 소외되신 분들께 '소외되었다'고는 느끼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여 더 멋진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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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접수된 컴플레인... 그 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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