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장애인부모회가 2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 방지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장애인부모회
지난 5월 7일 방 한 칸에 나란히 누워 숨져있는 청주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발견돼 사회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이에 (사)울산장애인부모회(회장 이해경)가 "단순한 개별 가정의 비극이 아닌 발달장애 가족 지원 정책의 총체적 부재 속에서 발생한 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무능력으로 인해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게 된 사회적 참사"라고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울산의 장애인 부모들은 "생을 마감한 일가족 추모를 위한 49재를 국회 앞에서 시작하며 요구한 정책이 도입될 때까지 보건복지부와 국회를 향해 무기한 집중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2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가족 세 사람의 삶이 어떠했을지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며 "통장에 남은 돈으로 장례를 치러달라는 유서를 남긴 이들의 죽음은 그저 사라져야 할 죽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공과금, 월세 70만 원과 '죄송하다'는 유서만 남기고 세 모녀가 세상을 등진 '송파 세모녀 사건'을 기억한다"며 "죽음으로 내모는 분명한 원인은 빈곤이었고, 이 빈곤을 양산하는 정책의 부재라는 것이 분명했고 사회보장에 대한 각종 법률이 개정되고 미흡하나마 제도 개선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한 사회의 빈곤은 그 사회의 역사와 모순을 반영하는 것으로, 장애로 인한 고립은 사회가 가진 야만과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장애가 있는 빈곤층의 삶은 훨씬 더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사안은 단지 한 지역에 국한한 개별적 비극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무능력이 어떻게 가장 취약한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노환과 질환이 있는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돌봄, 보다 강력한 사회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며 "위기 가정에 대한 집중 지원과 관리, 지자체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간 상시적인 협력 체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의 장애인 부모들은 "이제 더 이상의 사회적 참사를 발생케 할 수는 없다"며 "정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방지정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사회가 책임을 다할 때까지 모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온전한 지원체계 속에서 평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끝까지 묻고 투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울산장애인부모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 사회적 고립 발달장애인을 찾기 위한 지자체 행정전수조사 실시 ▲ 극한 상황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주거생활서비스 도입 ▲ 모든 기초 자치단체에 발달장애인 전문 지원을 위한 가족지원센터 설치 ▲ 발달장애인 가족 사회적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 발달장애인 종합지원계획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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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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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모들 "청주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 국가 무능력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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