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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로 도로 막은 주민들... 공사 전부터 시끄러운 영동양수발전소

보상·훼손·안전 등 문제제기 "7년 어떻게 버틸지 걱정"... 한수원 '안전재택·보상방안 협의'

등록 2024.05.24 13:43수정 2024.05.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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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은 충북 양강면 산막리와 상촌면 고자리 일대 118만㎡에 신규양수발전소 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상촌면 고자리(상부댐)와 양강면 산막리(하부댐)에 500MW 용량을 발전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다. 사진은 하부댐이 들어설 양강면 산막리 현장이다. 앞에 보이는 산자락을 막아 댐을 만들 예정이다. ⓒ 심규상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추진 중인 충북 영동 양수발전소 건립사업이 착공도 하기 전에 인근 주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수년 간 진행될 공사 기간 불거질 생활 불편을 걱정한다.

한수원은 충북 양강면 산막리와 상촌면 고자리 일대 118만㎡에서 신규양수발전소 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상촌면 고자리(상부댐)와 양강면 산막리(하부댐)에 500MW 용량을 발전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다. 공사 기간만 약 7년여에 약 1조 2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수발전은 상부댐과 하부댐의 물그릇을 각각 만든 뒤 하부댐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전력수요가 증가할 때 하부댐으로 물을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한수원은 현재 전북 무주 등 7곳에서 양수발전소를 운영 중인데, 영동을 비롯해 포천과 홍천 등 3곳에 새로 설치하는 공사를 추진 중이다.

영동양수발전소의 경우 지난해 부지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토지 및 건축물 보상 업무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보상과 공사 과정에서 벌써 주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농지는 보상, 거주 주택은 "대상 아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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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인 김기한씨가 지난 3월 말 영동양수건설소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씨는 갖고 있던 농지가 모두 사업 부지로 편입돼 거주 목적이 사라졌는데도 한수원 측이 주택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시켜켰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 김기한


우선 보상을 둘러싼 주민 불만이 크다. 주민들은 토지 및 건축물 보상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갖고 있던 농지가 모두 사업 부지로 편입돼 거주 목적이 사라졌는데도 주택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 경우도 있다. 김기한(61)씨는 사업 예정 부지 인근인 산막2리가 고향이다. 그는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객지 생활을 하다 지난 2010년 부친이 살고 있는 고향으로 귀촌했다. 주로 직장이 있는 대전에 거주하면서 주말마다 영동을 오가며 고령(90)인 아버지를 돌보고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지난 2020년부터 영동군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면서 마을이 건립 예정 부지로 거론됐고 지난해 사업 부지로 확정됐다. 김씨의 1500평 농지는 모두 사업 부지에 포함돼 보상 절차를 밟고 있다.


쟁점은 김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보상 여부였다. 한수원은 지난 1월 초만 해도 "소유 농지 대부분이 편입되면서 주택만 사업지구 밖에 남게 돼 보상 대상에 포함, 매수(보상)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관련법에도 "공익사업으로 소유 농지 대부분이 사업 부지로 편입됨으로써 건축물만이 사업지구 밖에 남게 되는 경우, 그 건축물이 매매가 불가능하고 이주가 부득이한 경우에는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2월 중순께 재회신을 통해 '김씨 소유 주택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시 매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수원 영동양수건설소 관계자는 "사업부지 밖 주택을 매입 보상하기 위해서는 소유주가 실거주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매매가 불가능해야 한다"며 "김씨의 경우 주말에만 거주해 생활권이 대전권인 데다 주택 매매도 가능해 보상 여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주말에만 오간다는 이유로 실거주자가 아닌 것(생활권이 대전)으로 판단한 것도, 주택이 매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도 매우 자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농지가 모두 사업 부지에 포함돼 거주할 목적이 없어졌고,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매매하고 싶어도 양수발전소 건립 사업으로 매매가 되지 않는다"며 "생업에 필요한 토지만 수용하고 주택은 수용할 수 없다는 건 횡포"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관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한수원 영동양수건설소 측은 "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갑자기 밀려드는 공사 차량에 주민들 도로 봉쇄... 한수원 "안전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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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갑자기 레미콘 트럭 100여 대가 산막리 신방동 마을 앞을 오가자 주민들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 심규상

    
지난 14일에는 산막리 신방동 마을 주민들이 농기계를 이용해 양수발전 예정 부지로 향하는 도로의 한쪽 방향을 봉쇄하는 등의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 마을 주민은 "전날인 13일 갑자기 레미콘 트럭 100여 대가 마을 앞을 오가 집 앞을 나서기 무서웠고, 먼지도 심했다"며 "그런데도 한수원을 비롯해 영동군 등 어디에서도 사전 설명이나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앞 저수지가 공사로 인한 흙탕물로 오염됐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한수원이 14일 예정된 '영동 양수 1-2호기 건설사무소 및 이설도로 착공식'을 위한 준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기존 도로가 공사로 수몰될 것에 대비해 2.8km 대체 도로를 만드는 공사였다. 이날 착공식은 정영철 영동군수, 이승주 영동군의회 의장, 최일경 한수원 건설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사와 시삽식 순으로 진행됐다.

한수원 측은 도로가 일부 봉쇄되자 그때서야 주민들을 만나 갑작스러운 대규모 공사 이유와 대책을 내놓았다.

한수원 영동양수건설소 관계자는 "큰 공사 차량이 오갈 경우 미리 주민들에게 알리고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하천수 오염 방지를 위한 침사지 설치 등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후 마을 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상도 하기 전 사라진 과수... 한수원 "보상 방안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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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측이 22일,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사무소와 이설도로 개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산막2리의 한 마을 주민은 최근 한수원 측이 양수발전소 건설사무소와 이설도로 개설 공사를 하면서 자신의 밭에 있는 과수를 모두 훼손했다고 하소연했다.

취재에 따르면, 해당 주민은 한수원 측이 사업에 필요하다고 해 토지만을 임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계약을 체결했는데, 최근 한수원 측이 공사 과정에서 동의 없이 해당 토지에 있는 과수를 모두 훼손했다는 것.

한수원 영동양수건설소 관계자는 "확인 결과 토지 소유주와의 구두 계약 내용과 계약서 내용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나 혼선이 있었다"며 "토지 소유주와 적절한 보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사업인데 수년 만에 고용 인원·소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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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에는 '영동 양수 1-2호기 건설사무소 및 이설도로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설도로는 기존 도로가 공사로 수몰될 것에 대비해 2.8km 대체 도로를 만드는 공사다. 이날 착공식은 정영철 영동군수, 이승주 군의회 의장, 최일경 한수원 건설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해 축사와 시삽식 순으로 진행됐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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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영동양수발전소가 최근 내놓은 양수발전소로 인한 고용효과는 8000명이다(위). 지난 2020년에는 고용효과를 같은 예천양수발전소를 기준으로 6777명(아래)으로 분석했다. ⓒ 심규상


이런 가운데, 같은 사업을 놓고 몇 년 만에 고용과 경제 유발효과가 급증해 부풀리기 홍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과 영동군은 최근 양수발전소 건립에 따라 ▲생산 1조 6000억여 원 ▲고용 8100여 명 ▲소득 2900억여 원에 달하는 경제 유발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세부 지료를 보면 2018년 예천양수발전소를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2020년에는 같은 2018년 예천양수발전소 자료를 근거로 ▲고용 6700여 명 ▲소득 2463억 원으로 밝힌 바 있다. 사업 내용과 근거는 같은데 수년 만에 고용 인원은 1400명(20.8%), 소득 437억 원 (17.7%) 급증한 것이다. 게다가 예천양수발전소는 800MW 규모로 영동양수발전소(500MW)와 발전용량과 규모가 달라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지난 14일 축사를 통해 "대규모 국책사업인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2일 만난 한 주민은 "아직 양수발전소 본격 건립 공사는 착공(오는 10월 예정)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공사로 인한 불편이 쏟아지고 있다"며 "7년 공사 기간을 어떻게 버틸지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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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은 충북 양강면 산막리와 상촌면 고자리 일대 118만㎡에 신규양수발전소 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영동양수발전소 #한수원 #영동군 #영강면 #산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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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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