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어린이와의 자전거 경주아들과 슈테판은 자전거 경주를 하며 재밌게 놀았다
오영식
그런데 그 아이는 계속 우리를 따라오며 이번엔 자기 자전거로 아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내가 막아서며 슈테판을 타일렀다. 그러자 갑자기 그 아이는 나에게 침을 뱉었다.
아이 행동이 무례하긴 했지만, 아직 어린 나이라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난감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우리 옆에 혼자 책을 보는 청년이 있어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영어 할 줄 아시나요?"
"네."
"저흰 한국에서 온 여행자인데 저 아이가 우리랑 놀다가 이제 가야 한다고 하니까 저희에게 침을 뱉어요. 혹시 잘 타일러 주실 수 있을까요?"
내 말을 듣더니 그 청년이 루마니아어로 아이에게 말을 걸었고, 그사이 나는 청년에게 눈인사하곤 아들과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 아이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쏜살같이 우리를 쫓아왔다. 그리고 이번엔 아들에게 주먹질을 하려고 했다. 그 순간 생각지도 못하게 아들이 태권도 겨루기 자세를 취하며 재빨리 주먹을 피했고, 나는 바로 아들을 내 뒤로 숨기며 아이에게 소리쳤다.
"하지 마! 저리가!"
하지만, 그 아이는 이제 막무가내였다. 주먹과 발로 위협하는 아이를 내가 막았지만, 아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때 저 멀리서 아까 도움을 주었던 청년이 뛰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청년이 말했다.
"제가 막을게요. 어서 가세요. 아까부터 뒤에서 계속 보고 있었어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