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나루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시민들과 걷은 펄을 환경부 앞에 전시하고 원상회복을 촉구하고 있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활동가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물떼새랑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디에 얼마나 걷어놓으면 알을 낳을만한지 알려주면 그만큼 다 해놓을텐데…"
공주 고마나루 펄 걷기 행사 때 들었던 말이다.
지난해 9월, 백제문화제 때 돛배를 띄우기 위해 공주보 수문을 한 달여 닫고, 다시 개방했을 때 고마나루는 온통 펄밭이었다. 우리는 시민들을 모아 그 펄을 손으로 걷어냈다. 고사리 손도 동원됐다. 쪼그리고 앉아 펄을 걷어내는 일은 그렇게 효율적이고, 즐거운 작업은 아니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펄 냄새가 진동했고 아픈 허리에 비해 고마나루 모래사장은 너무 넓었다.
그 때 그 펄을 함께 걷었던 이들이 세종보 천막농성장을 찾아오고 있다. 세종보 재가동으로 다시금 생명이 학살당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고마나루의 경험을 통해 다짐했기 때문이리라.
우리를 향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말과 '보조금'과 같이 이익을 취하려고 저렇게 행동한다는 말들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활동을 하는 환경단체들은 보조금을 받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도, 20년이 넘도록 '게으른 비난'을 하는 이들. 모든 가치를 돈으로 치환하는 것이 이들이 내세우는 최고의 반박 논리였다.
하지만 우리는 세종보 재가동을 왜 중단하라고 하는지, 댐 건설이나 하천준설이 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지, 최소한 지금 정책이 잘 된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려는 민주적 절차가 생략된 채 강행되는 세종보 재가동 계획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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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단장 하는 물떼새 ⓒ 박은영
"있다! 있다!"
물떼새들은 모래, 자갈과 비슷한 색이라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한참 찾다보면 어느새 뭔가 움직이고 있다. 매일 아침 물떼새의 안전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본 흰목물떼새 한 쌍은 열심히 사냥을 한다. 부리로 몸단장도 하고 이쑤시개같은 다리로 머리를 긁는다. 그래서 그런지 깃이 아주 단정하고 예쁘다.
물떼새 한 마리도 지키지 못하고 귀한 줄 모르면 내 이웃, 동료, 약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킬 수 없다. 아이들에게 '그깟 새 한마리, 너에게 방해가 되면 수몰시켜라' 이렇게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물떼새 한 마리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 선택은 우리만이 할 수 있다. 생명을 지키는 선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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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글쓰는 사람. 남편 포함 아들 셋 키우느라 목소리가 매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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