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웹툰 ‘끝파도-#3 독한여자’ 중 한컷. 한국여성노동자회가 기획하고 작가 은송이 글과 그림을 그렸다. 내용은 여성노동상담실 평등의전화에 제보된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유리천장은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유리천장 지수를 조사하였다. 성별 임금 격차,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 10개 항목을 토대로 평가를 시작한 이래 대한민국은 10년째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합리적 이유 없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직접 차별도 문제지만 성차별 의도 없이 성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그러한 중립적 기준이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결과를 야기하는 간접 차별이 더 큰 문제이다. 법적으로 간접 차별이 법적 차별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지만, 간접 차별을 판단할 구체적인 법적 판단기준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평등의전화 상담사례에서 살펴보면, 지속 근무를 하는데도 남성은 무기 계약 혹은 정규직으로 근로계약을 하고 여성은 11개월씩 끊어서 근로계약을 해 퇴직금을 못 받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23년을 근무하면서도 전체가 승진 대상인데도 여성에게는 승진의 기회가 없고, 심지어 신입사원에게도 주차 자리가 배정되는데 20년이 넘도록 주차 자리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례가 있었다.
"경력 23년의 사무직 종사자이다. 부서원들은 다 남성이고 전체가 승진 대상인데 여성에게는 승진의 기회가 없다. 심지어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주차 자리 배정이 되는데, 20년이 넘도록 일해도 주차 자리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성차별이 아닌가?"
"2023년 3월 직급 구간 변경 심사 대상이었는데 직급 변경 심사에서 탈락하였다. 여자 직원은 6명 모두 직전 승진 이후 12년, 짧게는 6년이 지났으나 모두 승급에서 탈락하였고, 남자 직원은 평균 5-6년 내에 모두 승진하였다. 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했으나 패소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하고 싶은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채용부터 성차별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은 면접 대상자와 면접 위원의 위계 관계를 고려할 때 섣불리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면접 위원의 요구를 거절할 시 채용 불합격 등 불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기술직 신규 인력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한 모 대기업에서는 기술직 신입 공채 합격자 200명 중 여성은 단 6명이었다. 또, 23년 모 지역의 신협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직무 내용이 아닌 외모 평가 및 춤과 노래를 지시했고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된 행위이므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한 사례가 있었다. 해당 지역 여성노동자회에서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일단락되었는데, 여전히 채용 조건을 충족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합격하거나 면접 시 결혼, 남자 친구, 출산 계획을 묻는 사례가 있음을 평등의전화를 통한 상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시내버스 기사 모집공고에 지원 서류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없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합격하는 것 같다. 이력서 넣고 회사에 전화하면 여자냐고 묻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운전 경력이 30년이 넘는데, 운전 경력 몇 년 안 된 남자 직원은 합격하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면접도 건성으로 진행하고, 채용에 불이익을 주는 것 같은데 채용 성차별이 아닌가?"
"서류 통과 후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결혼 유무를 질문하더니 '결혼을 언제 할 거냐'고 질문했다.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답변하고 나오는데 면접관이 엘리베이터까지 따라 나와서 나를 살펴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나빴다. 구직활동을 해야 해서 당장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성차별에 해당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