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차 재유럽오월민중제 성명서 낭독하는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 이종현
최미연
"오월의 따스한 바람은 여전히 불어오건만 아직도 적폐들을 청산하지 못해 가슴에는 분노와 회한이 가득합니다. 끝없이 울리는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제 제44차 재유럽오월민중제를 마무리합니다.
44년동안 광주 영령들의 숭고한 뜻에 따라 우리는 꾸준히 참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4.10 총선을 통해 민중들은 다시 한번 입법기관인 국회가 책임 있는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습니다.
최근 남북관계는 극도로 경색되었고, 한반도의 전쟁위기는 날로 고조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남북의 적대적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소통이 가능한 모든 대화창구를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그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한미일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압수수색을 일삼는 정치검찰은 야당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함으로써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있습니다. 최근의 검찰청과 대통령실의 인사는 검찰독재정권의 틀이 공고히 구축됐음을 보여줍니다.
길거리를 가다가, 강물에서 수색작업을 하다가, 지하차도를 건너다가, 건설현장에서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었는데, 정부는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수사를 방해하고 조작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대통령 자신과 친인척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서 특별법 거부권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굴종적, 반자주적 외교로 대한민국의 경제는 건국이래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고, 한미일 군사연합의 돌격대를 자처하고 있으며, 우리의 영토인 독도까지도 넘겨줄 태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해서는 방관을 넘어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면서,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의 온 생태계에 대한 테러를 용인하는 꼴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은 대통령과 현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수시로 거짓말을 하고, 눈 한번 깜빡 않고 곧 드러날 사기를 친다는 것입니다.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잠정적 범죄자로 보는 대통령과, 대통령의 권력과 사익을 위해 부역하는 정치세력을 우리는 강력히 규탄합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전문을 이 정부와 여당은 정면으로 어기고 있습니다.
제 22대 국회의원들에게 절박한 마음으로 촉구합니다.
1.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남북평화를 위해 모든 대화의 가능성을 찾고, 자주적인 대북외교를 수행하라!
1. 검찰조직법 등 행정독재를 가능케 하는 잘못된 모든 법률을 개정하여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국가제도를 수립하라!
1. 국민과, 온 인류와, 생태계를 보호하고, 기후위기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법률을 제정하여 대한민국과 지구의 미래를 보장하라!
1. 대한민국의 자주와 자존에 반하는 역사왜곡을 징계, 처벌하는 법을 제정하라!
1. 식민지역사와 한반도 분단으로 일본에 잔류하게 된 재일동포와 그 자녀들이 다니는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정부의 편파적인 혐오, 차별정책을 국회는 강력히 규탄하고, UN의 여러 위원회와 함께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1.일본정부에 평화의 소녀상 철거시도를 통한 역사왜곡과 부정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하라.
2004년 5월 28일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