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객의 뒷모습은 늘 힘차고도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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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사를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나와 아이는 지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어야 하지만, 그 계획이 출국 일주일 전에 무산되면서 새 집을 찾아 나서야 했다. 살던 집의 계약은 이미 종료된 시점이어서 임시 거처에 잠시 머물다 출국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집도 절도 없는 거지꼴이 된 우리는 천운이 따른 듯 다정한 동네 친구들이 있어 '일주일은 이 집 그 다음은 저 집' 하며 훈훈한 유목민 정도로 그 꼴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우리에게도 집이 생겼다.
산 넘어 산이라고, 집은 생겼는데 살림이 없었다. 가구도 물건도 대부분 정리한 터라 옷가지 몇 개 들고 집 나온 신세였다. 침대 대신 요를 구하고 식탁은 캠핑용으로 대체, 의자는 어디서 얻어 오고 없으면 안 될 물건들로만 집을 채웠다.
그러고 나니 방이 하나 텅 비었다. 아이와 나의 옷이 붙박이장에 모두 들어가게 되면서 그 흔한 '옷방'이란 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민이 시작됐다. 이곳을 무엇으로 채울까. 번뜩 생각이 났다. 아! '카우치서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