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
충북교육청이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필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앞에서는 '꺼내는 교육', '미래교육'을 운운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암기 위주·주입식 교육을 하고 교사의 평가권을 무시하며, 나아가 서열을 매기는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충북교육청은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 '2024. 초등 실력다짐 주인공 프로젝트 추진계획'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시행했다. 공문에 따르면, 충북교육청은 오는 7월과 12월 각각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총괄평가(이하 총괄평가)'를 실시한다. 총괄평가의 목적은 '교육목표의 달성과 성취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과목에 대한 지필평가다.
공문에는 '학교·학년별 희망에 따라 자율적 실시'를 명시하고 있으며, 충북교육청은 교과별로 A·B형 두 가지 종류의 평가지를 보급할 계획이다. 국어 교과에는 서·논술형 문항과 영어 교과에는 듣기평가도 포함된다. 문항은 충북지역 교사들이 출제한 것으로, 이 문항은 올해 안에 '다채움'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충북교육청 담당자 A씨는 학교·학년별 희망에 따라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열을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그동안 교사들은 개인적으로 사교육 업체 문제집을 발췌해 각자 평가를 진행해 왔는데, 이러한 수고를 덜고 교사들의 업무를 교육청이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A씨는 "교육청에서 보급하는 문항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변형도 가능하다. A형과 B형을 혼합해도 되고, 일부만 사용해도 된다"며 "말 그대로 자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열 매기기, 경쟁 교육 조장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에서는 미래 교육, 뒤에서는 경쟁 교육"
그러나 공문이 시행됨과 동시에 학교 현장에서는 일제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공문이 시행된 이상 강제성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또 문항을 변형하거나 혼합해서 사용해도 된다는 설명에 대해, 초등학교 교사 B씨는 "문항을 변형해 가면서 시험을 보려는 교사가 과연 얼마나 되겠냐"며 "사실상 일제고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에서 주는 문항을 그대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문항 변경이 가능하다는 충북교육청 설명은) 일제고사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 C씨는 "지난 3월 한 달간 진단 평가 때문에 학교는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또 시험을 보라는 것이냐"며 "윤건영 교육감이 들어선 이후 과도한 시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그동안 초등학생 평가는 교사들이 과정 중심 평가로 진행해 왔다"며 "충북교육청은 앞에서는 꺼내는 교육, 토론식 교육, 미래교육 운운하면서 뒤에서는 암기식 교육, 경쟁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충북 초등생, 많게는 일 년에 7번 평가받아야
이번 총괄평가 시행으로 충북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은 앞으로 일 년에 많게는 7번의 시험을 보게 됐다. 현재 충북의 모든 초등학생들은 3월 초 진단 평가를 본다. 이 평가에서 학습이 부진하다는 결과를 받으면 해당 학생들은 6월에 향상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3월에 이어 9월에도 모든 초등학생들이 진단 평가에 참여한다. 3월에 이어 9월에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진단 평가를 실시하는 교육청은 전국에서 충북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9월 평가에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도 참여한다. 9월 평가에서 '부진'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12월에 다시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향상도 평가를 진행한다.
여기에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와, 7월과 12월 충북교육청이 실시하는 총괄 평가를 추가하면 앞으로 충북 초등학생들은 일년에 적게는 4번, 많게는 7번의 시험을 보게 된다.
한편 초등학생의 일제고사는 지난 2013년 지나친 서열화와 사교육 조장, 어린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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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초등생, 지필평가 본다... '일제고사' 부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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