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7층 석탑
박영호
백 년은 훌쩍 넘어 보이는 갈참나무
올라갈 때는 온통 단풍나무만 보여서 가을에 오면 붉은 단풍이 정말 아름답고 보기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내려올 때는 갈참나무들이 눈에 띈다. 가장 늦게까지 단풍을 달고 있는 가을 참나무라 갈참나무라 부른다고 한다.
오래된 소나무나 전나무를 많이 만났지만, 이렇게 오래된 갈참나무는 못 봤다. 참나무는 진짜 나무라는 이름 그대로, 땔감이나 목재로 많이 쓰이는 탓에 오래 산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백양사 오르는 길에는 나이 많은 참나무가 많이 산다. 나이가 백 년은 훌쩍 넘어 보이는 갈참나무는 구불구불한 가지를 뻗어 신령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다.
백양사 가는 길에는 붉게 물드는 단풍나무만 좋은 것이 아니고, 잎이 황갈색으로 노랗게 물드는 갈참나무도 참으로 좋다. 올해 가을이 깊어 단풍이 들면 도토리도 많이 달려서 주변 다람쥐들을 불러 모을 듯하다. 올해는 어쩌면 백양사 단풍 구경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