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은 후배를 먼저 생각했고, 후배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NC 다이노스 주장 손아섭은 15일 통산 2500안타를 쳤다. 수훈 선수 인터뷰 요청에 손아섭은 홈런을 친 후배 박시원이 해야 한다고 고사했지만 결국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고 다음 날 후배 박시원은 맹타를 휘두르며 스스로 수훈 선수 자격을 얻어냈다.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이날 박시원은 1-3으로 뒤지던 6회 대타로 출전했다. 그리고 1군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날인 16일에는 7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2-3으로 뒤지던 8회 1사 1루에서는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고, 팀이 5-4 승리를 거두는 데 크게 공헌했다.
박시원은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실감이 안 났는데 오늘은 실감이 난다"며 "(박)건우 선배님과 (박)민우 선배님 그리고 경기 뛴 형들이 계속 최고라고 격려해줬다. 지금은 자신감이 최고다"라고 말했다.
1군 2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호주야구리그(ABL)를 다녀오며 한층 성장했고, 올해 초에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1군 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3~4월에는 부진에 시달리며 퓨처스리그서 타율 0.156에 그쳤다. 그런 그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 중 1명이 주장 손아섭이었다.
손아섭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부터 후배 박시원을 챙겼고 그가 퓨처스리그에 머물 때도 종종 불러내 밥을 사먹였다. 박시원이 방망이가 안 맞는다고 조언을 구했을 때도 "결과를 내는 데 쫓기지 말고 과정에 집중하라"고 다독여주곤 했다.
박시원은 선배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3군에서 멘털 코치와 상담하면서 자존감을 높였고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5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88로 맹타를 휘두른 그는 지난 14일 1군에 등록돼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만, 연이틀 활약에도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시원은 "제가 완벽하게 잘하는 게 없다. 수비도, 주루도 아직 부족하다"며 "전체적으로 보완해서 좋은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잘 쳤다고 또 힘이 들어가면 금방 망가진다"며 "오늘은 오늘로 잊고 내일은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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