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영감시리즈(좌) <조씨 영감(어부시리즈2)>, 90.9x72.7, Oil on Canvas, 1992. (우) <조씨 영감<어부시리즈5)>, 53x45.5, Oil on Canvas, 1995
강종열
동티모르에서 만난 '이다'의 인생
2004년 동티모르와 인연을 맺은 강종열은 동티모르 섬에서 우리 슬픈 역사와 비슷한 광경을 마주한다. 400년 간 포르투갈의 식민지, 인도네시아의 점령 사건, 내전의 슬픈 역사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고난 그 자체로 만들고 있었다.
그토록 찬란한 바다와 태양의 섬에서 그는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지켜보기도 하고, 역사와 공간의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느 인간의 생애사'를 상상하며 '이다의 인생' 연작을 완성했다.
가족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이다'는 붉은 야자수 아래서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성장한다(작품명 : 이다의 탄생 & 붉은 야자수). 그러나 소년은 조국이 남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밀림으로 떠나 혁명군이 되고(작품명 :혁명전사가 된 이다), 독립이 된 후에는 어부가 되어 생선을 잡고 내다 파는 것이 삶의 전부(작품명 : 어부가 된 이다 & 생선 장수가 된 이다). 남은 것은 초라한 몸뚱이뿐.
비극적 역사와 환경 속에서 한 인간이 겪어 낸 '이다의 인생 여정' 연작을 마무리하며 강종열은 도록 <화가 강종열 동티모르를 가다>에서 이렇게 적었다.
"잃어버린 조국 아래서 자유로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미련 없이 나를 버리고 조국을 찾았으며 독립을 이루었습니다.(이제 제게 남은) 초라한 몸뚱이가 해방의 증거이며 보석과 같은 증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