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공사 현장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섰다. 공사 규모가 짐작이 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기존 폭 5미터를 7미터나 되는 이른바 '슈퍼제방'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0억원이나 들여서 이렇게 넓은 제방을 왜 만들어야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홍수 방어를 목적으로 한다는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토건 공사다.
환경부발 '삽질'의 딜레마
그런데 지금의 슈퍼제방 공사가 끝이 나면 문제의 보도교 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팔현습지에서 아니 금호강 전체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핵심 생태구역 바로 앞으로 산책길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산과 강이 잇닿아 있어서 자연성이 특히 높고 그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금호강 대구 구간에서 가장 풍부한, 멸종위기종들의 '숨은 서식처'에 해당하는 이곳에 산과 강을 분리시키는 교량형 산책로를 내겠다는 것이다. 기어이.
이 일은 원래 대구시의 제안으로 국토부에서 시작돼 지금은 환경부가 이 사업을 맡고 있다. 하천관리권이 문재인 정부 시절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된 탓에 말이다. 그러니까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고 그 서식처를 보전해야 할 환경부가 이를 도리어 파괴하는 '삽질'을 계획하고 있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딜레마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가닥 희망이라면 설마 환경부가 이런 미친 '삽질'을 계속 고집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니 입장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말이다.
그래서 지금 지역의 환경과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에서는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란 기치를 내걸고 이참에 팔현습지를 그 가치에 걸맞게 국가습지로 지정하게 해 누대로 보전해나가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