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시작되다아이랑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재미있다
미드저니
중학생 아이에게 엄마 결혼 전 연애 스토리는 잘 먹히는 소재다. 말을 듣는 아이 눈가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휘어진 김에 나도 도장을 하나 더 찍었다.
'사귀자'고 해놓고도 상대방이 너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든다면, 그건 아직 너를 덜 좋아하는 거라고. 진짜 좋아한다면 절대 헷갈리게 할 수가 없다고. 그러니 사귀자라고 했어도 헷갈리게 해서 힘들다면 미련없이 돌아서도 된다고 했다.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은 했지만 그새 시작한 닌텐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답했으니 아이 마음 어딘가에 들어갔을 거라 믿고 나도 방을 나왔다.
아이가 아가일 때, 뒤로만 가는 배밀이를 하다가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가더니 어? 하는 감탄사와 함께 혼자 까르르 웃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아이가 별탈 없이 자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게 새삼 고마웠다. 사춘기 호르몬이 날뛰는 어느날에 배밀이와 어장관리를 동시에 떠올리려 한다. 그 기억으로 호르몬 농간에 넘어가지 않고 그저 너그러이 봐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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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관리 기분 나빠" 중학생과 대화하다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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