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터키, 카우치서핑 호스트의 환영 편지호스트는 내가 오는 첫날, 돌김과 함께 연락처, 집 주소, 시내로 가는 법 등 머무는 데 필요한 기본 정보를 친절하게 정리해 공유해 주었다.
김도희
이 서비스에 등록한 현지인은 여행자에게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고 둘은 함께 지내면서 문화 교류하는 것이 목적인데, 덕분에 숙박비 절감은 물론 혼자 떠난 여행에서 현지인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다.
8년 전 학비 3천만 원이 없어 스웨덴 유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장학금 기회를 따내기 위해 유학 박람회나 스웨덴 대사관 행사는 모두 찾아다니고, 관심 있는 학교에 적극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하늘에 내 뜻이 닿은 걸까? 감사히도 3천만 원의 학비를 면제받고 스웨덴 대학원 유학도 다녀왔다.
온전히 내 힘으로 해외에 나가고자 노력하면서 배운 것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정말 무모해 보일지라도, 고군분투하다 보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은인을 만난다.
그래서 이번에도 길을 만들기 위해 뜻을 먼저 품었다. 막연히 호주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거짓말처럼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호주에 갈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만났다. 호주 친구로부터 호주 정부가 매년 호주와 한국 간의 관계를 증진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호주 정부에서는 매년 호주와 한국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금전적으로 지원해. 대학이나 언론사 등 기관 프로젝트가 많지만, 작년엔 호주 내 한인 2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개인 유튜브 프로젝트도 지원받았어!'
뽑힐지 안 뽑힐지는 모르지만, 일단 도전해 볼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소식이었다.
경력 활용해 한 달에 걸쳐 쓴 프로젝트 제안서
펀딩을 지급하는 호한재단(Australia-Korea Foundation)은 호주와 한국 양국 교류 증진을 위해 1992년 호주 정부에서 설립한 단체다. 이 재단은 매년 호주 외교부의 예산을 받아 양국의 교류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다.
프로젝트 기획에 앞서 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난 프로젝트를 철저히 조사했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바탕으로 한국에 호주를 알리고 궁극적으로 양국의 인적 교류를 늘리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카카오브런치 글쓰기와 출판 경력을 활용해 '한국인의 눈으로 본 호주(Australia Through Korean Eyes)'라는 프로젝트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