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7.8
연합뉴스
<조선일보>·TV조선은 8일 늦은 오후,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자신들이 입수한 메시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편집·재구성'해 문자 내용을 전한 것과 달리 해당 매체들은 "일부 오탈자를 수정한 것 외에 최대한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 양쪽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 모두 등장한다. 예컨대, 원희룡 후보 측과 친윤계는 이를 근거로 김건희 여사의 사과 의사가 충분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김건희 여사는 "사과드리겠다" "죄송하다"와 같은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이 사과 표현 중 다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다가올 국회의원 총선거를 지휘해야 할 한동훈 후보 개인에게 향해 있었다. 김건희 여사가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힌 것은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다"(1월 19일)부터였다.
동시에 친한계 쪽에서 강조해 온 '조건부' 문장들도 눈에 띈다. 한동훈 후보는 지난 5일 KBS <사사건건>과의 인터뷰에서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취지를 강조하는 문자였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주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뉘앙스의 표현들도 다수 있었던 것.
김건희 여사는 같은 1월 19일 문자에서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뿐"이라며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라고 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 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 빠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즉, 본인의 사과가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함께 언급한 것이다. 대신 "그럼에도 모든 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다"라며 칼자루를 한동훈 후보 측에 돌렸다.
당시 거세게 불거졌던 소위 '윤한 갈등'이 약속대련이 아니라 실재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엿보인다. 김 여사는 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언짢"은 기분을 언급하며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린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한 번만 브이(V)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까"라며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 부탁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브이는 VIP, 즉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월 25일에는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마음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큰 마음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라고 말했다. 당시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후보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며 큰 파장이 있었을 때이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에게 직접 전화로 비속어까지 쓰며 비난했다는 말도 나왔었다. 최소한 윤 대통령이 한동훈 위원장에게 '격노'했다는 점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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