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에서 온 크리스마스 편지
임경화
최근에 카이스트의 교수 강연을 듣게 되었다. 강연 내용중에 이런 내용이 생각난다.
전세계 인구중 하루 우리 돈 만 원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이 10프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90프로 중 80프로의 사람들은 하루에 2천 원도 소비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아프리카나 이외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이 시대에 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너무나 운이 좋은 거라 했다. 어느 누구도 자기의 출생을 내맘대로 선택할 수는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강연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건강과 재능 그리고 돈은 미처 가지지 못한 이들과 나누라고 주어진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가 하는 일은 밥집이다. 그래서 매일 반찬을 준비할 때 조금 넉넉히 준비한다. 가게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관내 복지관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소개받고 있다. 어려운 가정들에게 반찬을 나눔하는데, 거동이 불편한 집은 남편이 직접 일주일에 두 번 배달해 주고,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일주일 내내 돌아 가면서 국과 반찬을 받아 가신다.
그렇다고 우리만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제 오후에는 폐지 주워 생활 하시는 어머니께서 믹스커피를 선물해 주셨다. 오시는 분마다 가끔씩 가져오시는 검정 비닐봉투 안에는 참외 몇 알이나 시장표 꽈배기 등이 들어있기도 하다.
그러면 기분좋게 잘 먹겠다고 인사하고 받는다. 그분들도 어렵지만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전달되어 우리도 마음이 훈훈하다. 검정 비닐봉투를 건네고 돌아가는 뒷모습에도 행복이 묻어 있다.
그리고 오늘은 멀리 아프리카에서 날라온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한여름에 받는 크리스마스카드와 사진.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밥집을 오늘도 꿈꾼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일해서 우리 가게에 들고나는 사람들이 많아 지기를 기도한다.
행복한 만찬이 행복으로 가득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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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노래를 좋아하는 곧60의 아줌마.
부천에서 행복한만찬이라는 도시락가게를 운영중이다.남은 인생의 부분을 어떻게 하면 잘 살았다고 소문날지를 고민하는 중이며 이왕이면 많은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행복한 미소를 글과 밥상으로 보여주고 싶어 쓰는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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