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유보트전시장 내에서
황융하
네 명의 작가를 친밀하게 선보이기 위해 공들인 흔적은 있지만, 원작에서 마주할 수 있는 한 점의 붓 터치마저 흉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디지털 화면을 통한 감상은 물리적 공간에서 원작을 직접 감상하는 경험과 비교할 때, 감정적 깊이와 몰입도가 떨어진다. 이는 관람객이 작품과의 상호작용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과 의미를 제한할 수 있다. 여러 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작동으로 눈 호사를 제공한다지만, 몇 번을 보더라도 신기루처럼 눈앞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마주한다. 비단 관람자만의 허허로움은 아닐 것이다.
미디어아트 전시는 새로운 기술과 상호작용을 통해 예술의 대중화를 추구하며,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시가 예술의 본질과 깊이, 감동의 '아우라'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의 원작 전시가 높아진 대중의 수요나 욕구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이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오산이다. 반사이익이야 얻을 수 있다지만, 지속적인 해결책으로 삼기에는 근시안적이다. 그리하여 미술계는 직면한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험난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전시 형태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놓인 인공지능 시대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두가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될 중대한 변곡점에서 예술의 근원적인 미적 가치를 부단히 추구하는 길만이 유일하리라.
전시는 25년 3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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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의 질서를 의문하며, 딜레탕트Dilettante로 시대를 산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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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전시, '파리의 휴일'이 남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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