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꽃화원 최경환 · 김초롱 부부
주간함양
무더위 속 비가 오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10일 오전.
인터뷰를 위해 지리산함양시장 뒤편 용평 3길을 걷는 길,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아침부터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 최경환(50)씨가 앞에 보인다.
아내 김초롱(40)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초롱꽃화원'에 들어서니 화분과 화환으로 빼곡하다. 그 배경에 부부의 딸 6살 꼬마 아이도 취재진을 향해 미소 짓는다.
축하·근조화환, 꽃다발 꽃바구니, 관엽식물 등을 판매하고 있는 초롱꽃화원. 주로 근조화환 등 장례용품 작업을 하다 보니 직업 특성상 따로 휴일이란 게 없다.
최경환씨는 "그날 그날 상황이 다른데 대부분 오전에는 장례식장의 화환을 정리하는 작업에 시간을 보냅니다. 고객분들이 발인을 하시면 다음 사람을 위해 바로 치워드려야 되거든요. 또 장례식이란 게 일정하지 않다 보니 쉬는 날 또한 일정하지 않은 부분이 있죠. 특히 최근 코로나 확산 시기에는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다 보니 정신없이 바빴습니다"라고 말했다.
15년 가까운 세월 동안 꽃집을 운영해온 부부는 지금의 바쁜 생활이 어려웠던 초창기 시절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이다. '작은정원'이라는 이름으로 킹스 할인마트 인근에서 처음 꽃집을 시작했던 그들은 저조한 매출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경환씨는 "원래 택배 운영을 해오다 여러 문제로 정리하고 후배의 추천으로 아내와 함께 꽃집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작은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는데 초창기에는 한 달 총 매출액이 5000원이었던 적도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고 빚만 쌓였었죠"라고 전했다.
김초롱씨 또한 "아이들이 계속해서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데 정말 상황이 쉽지 않았어요. 꽃집을 정리하고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할지 남편과 고민이 많았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랜 고민 끝에 다시 꽃집을 운영하기로 결심한 부부는 지금의 위치로 가게를 옮기고 명칭까지 바꾸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초롱꽃화원'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에는 아내의 이름을 내걸고 재도전했다.
최경환씨는 "낚시를 계속 다니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할까 참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많은 생각 끝에 다시 꽃집을 하기로 결정했고 다만 변화를 주기로 했죠. 그동안 주변 분들로부터 '작은정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게가 자꾸 작아지는 거라는 농담을 듣기도 했는데 가게 이름도 바꾸고 장소도 옮기면서 완전히 새 시작을 했습니다. 또 낚시하면서 구상했던 극복 방안들을 그대로 실현하니 한순간에 가게 상황은 극복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딸만 셋을 키우며 20년 가까운 결혼 생활을 보내온 초롱꽃화원 부부. 어려운 시기를 거쳐 안정적인 생활이 이어지면서 세 딸을 키우는 데 큰 부담을 덜게 됐다. 큰딸은 이제 대학생이라고 한다.
끝으로 김초롱씨는 "우여곡절 끝에 안정적으로 꽃집을 이어가게 되었는데 더 바랄 것 없이 이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아이들이 지금처럼 안 아프고 잘 성장해갔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최경환씨는 "저는 매출이 좀 더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제 꿈이 서울에 빌딩 하나 세우는 것인데 1500살까지 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그전까지 아이들이 잘 컸으면 좋겠고 집사람 눈치 안 보고 낚시도 자주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며 농담 섞인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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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매출 5천원이었던 꽃집, 이렇게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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